[경일춘추]원격수업의 두 얼굴
[경일춘추]원격수업의 두 얼굴
  • 경남일보
  • 승인 2021.04.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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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진주문인협회 이사)
 


모니터 속 아이들은 떠들고 낙서하고 웃고 먹는다. 먹으면서 듣고 마시면서 배운다. 음악으로, 그림으로, 짧은 멘트로 분주히 교신한다. 채팅창이 시끄럽다. 정보 소통과 쌍방향 리액션이 화상 수업을 이끈다. 새로운 풍경이다.

등교수업 대체 격인 원격수업은 융합이 매력이다. 문학과 음악이 만나면 글이 있는 연주회가 된다. 시와 그림이 만나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이 된다. 미적 감흥이 일어난다. 교사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아이가 얼마만큼 집중하는지 부모의 확인이 가능하다. 1학년 자유학년제 수업을 가정과 연계하면 진로 모색이 극대화 된다. 창의성과 협업 정신, 역량 강화에 지역사회가 거들면 더 크게 도약한다.

자유롭고 편한 만큼 방치되면 낙오된다. 출석만 체크하고 이탈하는 아이들을 통제하기 어렵다. 집중의 유무 파악도 쉬운 일이 아니다. 모니터 끄고 음소거 하는 순간 속수무책이다. 부모와 교사의 손길 닿지 않는 무방비 상태는 늦잠 자고 오락하고 게임으로 유실된다. 나태로 굳어진다. 소극적인 아이들, 뒤처지는 아이들을 책임 질 대안이 여전히 미흡하다.

국어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습관부터 기른다. 교과 외적 활동으로 흥미를 유도한다. 명상으로 시작하고 ‘나를 찾는 글쓰기’를 권장한다. 매일 아침 글쓰기, 매일 저녁 글 읽기. 일상적인 괴로움도 글쓰기로 치유한다. 나의 진로, 나의 꿈을 진지하게 모색한다. 책 속의 좋은 글귀 따라 쓰면서 내면의 생각을 단단하게 구축한다. 말솜씨 글솜씨가 나날이 좋아진다. 가사 일을 도우면서 협업하는 사회성도 함께 익힌다. 맞벌이 가정, 소외계층 아이들도 잘 따라온다.

원격수업 장점은 전문가가 구축한 미디어 활용에도 있다. 플랫폼, 동영상, 유튜브를 잘 사용하면 현실적 교육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변화의 시기, 세계가 움직이는 방향을 가늠하고 필요한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가 된다.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 해야 할 것, 버릴 것이 첨예하게 구분된다. 영리한 아이들은 이미 흡수하고 총명하게 주도한다.

자기 주도 학습이 필수적인 원격수업이다. 학교와 가정의 역할이 더 커진다. 궤도에 오르려면 범교과적인 융합과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한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 즐겁고 의미 있는 내용에 이끌려 모니터를 신뢰할 때 미래의 장이 된다. 학교와 교사,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원격수업의 두 얼굴 잘 살펴야 한다.

이정옥 (진주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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