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하이난 섬과 플라스틱 국화
[농업이야기] 하이난 섬과 플라스틱 국화
  • 경남일보
  • 승인 2021.04.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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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한 꽃으로 재배를 시작한 시기도 오래됐다. 동양에서는 옛날부터 관상식물로 심어 사군자의 하나로 귀한 대접을 받아왔으며 마시는 차와 약용식물 등으로 사용된 친근한 식물이다. 우리나라 가을의 산과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산국, 감국 및 구절초 등은 국화의 원종이며 이를 이용한 품종육종은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다양한 품종의 국화는 관상용으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일찍부터 개화 특성이 연구되어 비교적 쉽게 연중생산이 가능하며 우리의 일상에 널리 이용된다.

국화의 국내 재배면적은 354㏊로 절화용, 분화용, 화단용, 관상용 등으로 사용되며 가을철에는 가까운 창원과 진주 등을 비롯한 전국에서 흔하게 국화축제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국화 재배면적은 일본 수출 감소와 중국산 수입 증가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겨울철에도 따뜻한 기후를 가진 중국의 하이난 섬에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노지에서 절화 국화를 생산하여 우리나라로 수출한다. 이로 인해 시설하우스에서 난방을 해야 하는 국산 국화의 생산기반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또한, 절화 국화의 70% 이상을 소비하고 있는 경조용 화환은 재활용 비율이 높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화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국화 생산 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 꽃의 사용 증가는 안전성과 환경문제로 앞으로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입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화 농가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은 애석하게도 많이 늦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수입 국화에 대한 검역 강화로 병해충에 감염된 외산 국화의 무분별한 수입 억제가 필요하다. 아울러,‘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시행으로 추진하는 화환 재사용에 대한 표시 및 고지 제도가 시장에서 정착되어야 할 사항이다. 일반 소비자도 제값을 지불하고 구입한 화환이 재활용된 꽃인지, 플라스틱으로 만든 꽃인지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화훼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건강한 꽃 소비문화 확산으로 화훼농가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진영돈 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육종담당 농학박사



 
진영돈 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육종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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