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곰(?) KM-53…충북 영동에 다시 출몰
불사곰(?) KM-53…충북 영동에 다시 출몰
  • 원경복
  • 승인 2021.05.0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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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방사한 반달가슴곰 KM-53(콜럼버스 곰·오삼이)이 이번에 충북 영동 민주지산에 또다시 출몰했다.

KM-53은 2015년 전남 구례 종복원기술원에서 태어나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여섯살배기 반달가슴곰.

2017년부터 지리산→수도산→지리산→구미 금오산→가야산→충북영동 민주지산을 오가며 한반도 남쪽을 종횡무진, 방랑생활을 하고 있다. 오삼이는 국립공원공단이 부여한 코드번호 53을 말한다. 서식지를 벗어난 뒤 경북과 경남, 충북 등을 광범위하게 탐험하듯이 돌아다녀 ‘콜럼버스 곰’이라는 애칭도 붙었다.

2017년 6월 방사지인 지리산을 탈출해 90㎞ 떨어진 거창 수도산을 찾았고, 2018년 5월에는 대전-통영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앞발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회수된 뒤 건강을 되찾아 재방사됐다. 이때 얻은 별명이 불사조를 빗댄 불사곰이다.

그해 8월 수도산에 방사된 KM-53은 이듬해 6월 경북 구미시 금오산 일대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최근 행적을 보면 방랑기질이 그대로 드러난다.

KM-53은 2020년 처음 이 지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6월 21일께 민주지산 일대를 떠돌던 KM-53은 영동읍 화산2리 외진 길 양봉업자의 벌통 4개를 부수고 꿀을 훔쳐 먹었다. 7월 12일까지 20여일간 주변을 돌다가 하루 5∼8㎞씩 남하해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에 걸쳐 있는 수도산으로 돌아갔다.

지난 겨울에는 합천 가야산에서 동면했다. 동면에서 깨어난 3월 말 KM-53의 방랑의 기질 ‘역마살’은 다시 도졌다.

그러던 KM-53은 지난 5일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민주지산 등산로에서 목격됐다. 가야산을 출발해 이번에 지난 5일 다시 민주지산을 찾은 것이다. 2020년 초여름 이 지역 민주지산과 주변 마을을 어슬렁거리다가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 지 10개월 만이다.

벌꿀통을 훼손한 KM-53은 멀찍이서 등산객과 잠깐 조우한 뒤 곧바로 모습을 감췄다. 지금도 민주지산 일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측은 반달가슴곰이 동면 후 자신의 활동영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방랑기질을 타고난 KM-53이 앞으로 민주지산에서 정착할지, 올 겨울 다시 남하해 지리산이나 가야산으로 돌아올지는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원경복기자·일부연합

 
영동 민주지산 등산로에 나타난 반달가슴곰 지난 5일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민주지산 등산로 입구에 반달가슴곰 KM-53이 나타났다. KM-53은 벌꿀통을 훼손한 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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