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약방에 감초(甘草)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약방에 감초(甘草)
  • 경남일보
  • 승인 2021.05.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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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여기저기 어느 자리에나 빠짐없이 잘 끼어드는 사람을 일컬어 약방에 감초라고 하는데, 이는 한방에서 감초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약재라는 의미로부터 유래된 말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감초는 온갖 약의 독을 해소시켜주며 72종의 석약(石藥, 광물성약)과 1200종의 초약(草藥) 등을 서로 조화시켜서 약효가 잘 나타나게 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별명을 국로(國老)라고 했다는 것이다. 즉 감초는 나라의 원로라는 뜻이며 약중의 약, 원로급 약재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감초는 그 맛이 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단맛을 내는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은 감초의 대표적인 기능성 물질이다. 고의서에 의하면 감초는 암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종양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고,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동맥경화를 개선하며, 간 기능 향상, 알레르기, 염증,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증강시킨다고 기록되어 있다.

감초는 다른 생약에 비해서 현대 과학적 연구가 많이 보고되어 있는데, 그 중 최근에 전문 학술지에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하여 고의서에 기록된 약리작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요약해 보았다. 감초가 소화기계통의 질환에 유익하다는 보고가 많다. 한 연구에 의하면, 실험동물에 인공적으로 위궤양을 일으키게 한 후 감초 달인 물을 복용시킨 결과 궤양 억제작용이 관찰되었고, 또 위·십이지장 궤양에도 감초추출물을 1~3주간 복용시킨 결과 통증이 경감되고 대변을 정상적으로 볼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감초에는 글리시리진 계열의 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flavonoid) 계열의 항산화 성분이 많아 항암활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복수암, 간암 등에 효과가 있으며, 바이러스성 감염에 의한 간경화가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시키며, 그리고 글리시레트산(glycyrrhetic acid)은 복수암과 육종, 글라브리딘(glabridin) 성분은 위암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산화적 스트레스는 피부의 탄력 섬유인 콜라젠과 엘라스틴의 화학반응 및 멜라닌 생성반응을 촉진시켜 피부의 탄력감소, 주름살 및 기미·주근깨 등으로 피부노화가 가속화된다. 감초에는 전술한 바와 같이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 산화의 주원인인 활성산소종(ROS)의 생성을 억제시켜 피부세포의 노화를 보호한다. 또 감초추출물에는 피부 상재균에 대한 항균활성을 갖고 있어 여드름 균의 생육도 억제시키고, 글라브리딘 성분에 의해 멜라닌의 생성을 약화시켜 피부의 미백효과, 피부트러블, 두드러기,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을 진정시켜 주기도 한다.

최근 감초가 항 당뇨에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다. 기존의 감초성분 외에 아모르프루틴(amorfrutin)이라는 성분이 혈중 포도당과 지방산을 감소시키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성인 당뇨병의 주원인인 인슐린 저항성 발달을 저지시켜 준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해 제2형 당뇨치료에 효과를 나타낸다. 단맛을 내는 성분은 대체로 당뇨에 나쁜 영향을 주는데 단맛을 갖고 있는 감초가 당뇨에 유효하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감초는 몸속에 쌓인 중금속이나 노폐물 등 몸에 나쁜 물질을 잘 배출시키기 때문에 해독작용이 뛰어나다. 니코틴이나 알코올 해독뿐만 아니라 복어독, 파상풍 독소 및 디프테리아 독소 등을 해독시킨다. 그리고 호흡기 질환인 인후염, 기침, 기관지염, 식도염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이외 통증완화, 면역력 강화 및 인지기능 개선 등에 효험이 있다.

그러나 몸에 좋다고 감초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고혈압, 전신부종, 구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하루에 5g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감초의 특성상으로 볼 때 소음인 체질에 가장 좋고, 태음인이나 소양인 체질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지나치게 살이 찌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국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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