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대학생칼럼]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5.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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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경상국립대 신문사 편집국장
과연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렸는가. 매일 아침 눈을 떠 뉴스를 보면 수많은 사건 사고 소식이 물밀 듯이 쏟아져 나온다, 다양한 측면과 쟁점, 가치가 있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뉴스를 담는 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 옳고 그름에 관한 가치판단을 내리기는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1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와 2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구성된다. 1부와 2부에서 시공간과 사건, 인물은 동일하다. 다만 상황에 대해 미묘한 변주를 주고 결국, 영화 속 인물들은 1부에서와 다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수많은 순간과 사건이 겹겹이 쌓여 사람들은 ‘선택’을 하게 되고, 과거와는 다른 미묘한 차이가 만들어지고, 그 차이는 아예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우리 삶의 면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을 현재 필자가 처한 상황에 대입해보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대학 강의가 진행된 것이 1년 6개월이 다 되어간다. 2학년 1학기, 처음 온라인 화상 강의에 참여했을 때는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수업을 마친 후, 강의실을 이동할 필요 없이 노트북 화면만 닫으면 그날의 수업 일정은 종료되었기에 공강 시간을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수업 시 화상 강의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하반신은 항상 자유로운 복장이었다. 그러나 당장의 편리만 추구했던 것은 나의 짧은 식견에서 비롯된 오만함이었음을 깨달았다,

‘비대면 대학 사회’는 겉보기에는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화했다는 미미한 차이로 볼 수도 있겠으나, 수업에서는 교수자와 학생 간 소통이 제한되는 문제를 포함해, 학생은 ‘대학생’의 신분으로서 대학 사회에서만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한하는 등 더 복잡하고 큰 문제를 야기한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 블루, 사회성 저하 등 문제를 들며 학생들의 정서적 문제를 우려하기도 한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이대로 비대면 교육환경이 지속한다면 우리 대학을 비롯해 앞으로의 대학 사회가 어떤 변화와 국면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5월 초, 서울대가 ‘신속 분자진단 검사’라는 코로나 선제 검사 시스템을 학내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하며 2학기 대면 수업 재개를 계획하는 움직임은 괄목할 만하다.

서두에서 던진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렸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유일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맞닥뜨린 이 상황 속에서 어떠한 답이 장기적으로 ‘가장 유효할 것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예진 경상국립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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