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격’보다 ‘가치’ 중심으로의 전환, 보다 현명한 전기사용
[기고]‘가격’보다 ‘가치’ 중심으로의 전환, 보다 현명한 전기사용
  • 경남일보
  • 승인 2021.05.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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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영 (한국전력공사 진주지사 고객지원부장)
박찬영 한국전력공사 진주지사 고객지원부장


지난 2월 미국 텍사스를 덮친 이상 한파는 화력발전 설비 동결과 전력소비 급증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400만호 이상의 정전,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생산설비 셧다운, 20여명 이상의 인명 피해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전례 없는 맹추위 앞에 난방과 취사를 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었으며, 전기요금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앞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전기는 인간적인 삶의 영위와 경제활동 지속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재화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전을 비롯한 전력산업계 전반의 지속적인 노력과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고품질 전력을 합리적인 가격에 편리하게 공급받고 있다.

마치 물과 공기처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전기이지만 그 생산과정에서 많은 오염과 탄소배출이 발생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이 인류의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의 가치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먼저 전기의 가치를 계량적으로 환산해보면, 약 109원에 해당하는 1㎾h의 전기사용량으로 전기차를 6㎞ 운행할 수 있고, 스마트폰 50대 완충, 노트북 10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6㎞는 긴급한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할 수 있는 거리가 될 수 있다. 충전된 스마트폰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고, 10시간의 노트북 사용시간은 코로나19 방역대책 등 긴급한 정책수립에 활용될 수도 있다. 이렇게 전기는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가 더욱 커지는 재화라 할 수 있다.

반면 이런 가치를 가질 수 있는 1㎾h의 전력이 사용 후 뽑지 않은 콘센트에서 대기전력으로, 문을 열어두고 하는 냉방으로 헛되게 낭비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세계의 보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빌 게이츠는 그의 최근 저서인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현재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항구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을 상회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또한 연간 510억t에 달하는 전세계 탄소배출량 중 일부가 전기 생산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감축하기 위한 저탄소 발전기술과 저장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전기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의 탄소감축도 중요한 문제이고, 전기를 사용하는 국민들도 전기의 보다 효율적 사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명기구를 절전형 형광등이나 LED로 교체하거나, 고효율 가전제품을 사용하면 경제적인 전기사용이 가능하다. 여름과 겨울철 적절한 냉난방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절전과 탄소배출량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 생필품을 구입할 때 109원은 너무 작은 금액이라 쓰임새가 제한적이겠지만, 이에 해당하는 1㎾h의 전기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보다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중한 재화임을 인식하고 더 효율적으로 아껴 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런 현명한 전기소비는 현재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뿐 아니라, 더 깨끗하고 건강한 지구를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필수적인 덕목임을 명심하고 실천에 나서야 할 때이다.

박찬영 (한국전력공사 진주지사 고객지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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