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덕분입니다
[교단에서] 덕분입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5.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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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지난 주말, 스승의 날이라고 졸업한 지가 20년이 훨씬 넘은 제자가 카네이션과 손편지를 보내왔다. “선생님,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은 모두 선생님 덕분입니다. 자주 연락 못 드려 죄송합니다. 곧 찾아뵙겠습니다. 아무개 드림” 10대 후반에 잠시 만나고 헤어진 지 20년이 넘는데 ‘선생님 덕분’이라니? 아마도 이 친구의 사업이 그런대로 유지되는 데는 이런 고마움을 간직한 품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덕분’은 ‘주로 ‘~에’, ‘~(으)로’, ‘~이다’의 꼴로 쓰여, 일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말한다. 또한 덕분(德分)은 ‘덕을 나눈다’는 의미로 국어사전에는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으로 풀이하고, 나아가 실생활 속에서 ‘행복이나 기쁨을 나눈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 ‘덕분’의 상대어에 ‘탓’이 있다. ‘탓’은 ‘잘못된 일이나 부정적 현상을 야기한 원인이나 까닭’을 말하는 데, ‘내 탓’에서는 반성의 의미가 있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상황에 사용하기에 원망이나 불평, 핑계의 의미가 크고 책임 전가라는 특징이 있다.

언어철학자 이규호가 말한 대로 말에는 굉장한 힘이 있다. 인간은 자신이 말한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라는 마음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매사가 긍정적으로 보일 것이고 ‘탓’이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불행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덕분’이란 단어는 상대방의 수고와 배려를 인정해주는 말이기 때문에 자신은 물론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기쁘게 만들어 준다.

코로나 감염자가 확산되면 자신들의 행동은 살피지 않고 방역 당국과 의료진을 싸잡아 탓한다. 집권 4년을 넘긴 현 정부도 잘못된 일에는 모두 ‘전 정권 탓’이라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와중에서 나는 오늘도 감사함을 느낀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지만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대면과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업 성취도 향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에~ “다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이 모두가 학생 여러분이 예방수칙을 잘 지킨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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