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반려동물의 ‘습격’
[기자의 시각]반려동물의 ‘습격’
  • 박준언
  • 승인 2021.05.2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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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약 1500만명에 이른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등 이른바 혼자 사는, 외로운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달랠 수 있는 동물을 가족같이 생각하고 키우는 사람 역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수만큼 버려지는 반려동물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 통계에 의하면 한 해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12만 마리에 달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버려지는 반려동물로 인한 부작용도 함께 늘고 있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버려진 반려견이 사나운 야생개로 변해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김해에서 야생개들에 의해 한 양계장이 습격을 당해 산란을 위해 키우던 닭 800여 마리가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양계장 주인인 70대 부부는 이른 아침 양계장에 나왔다가 죽은 닭 수백 마리가 바닥에 누워있거나 날개 주변이 심각하게 훼손된 처참한 장면을 목격했다. 이 양계장은 이보다 일주일 전에도 야생개들에 의해 250여 마리의 닭이 죽는 피해를 입었다. 두 차례에 걸쳐 습격을 당한 이 양계장의 피해 금액만 약 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가 조사에 나섰지만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습격한 개의 종류나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지 못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21일 도심 숲인 어린이대공원 수원지 진입로에서 야생개들에 물려 죽은 것으로 보이는 고라니가 발견됐다. 또 이달 초에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산책하던 사람과 반려견을 야생개들이 공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개들이 반려견으로 길러지다 버려진 뒤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격성을 드러내는 생존 방식을 익힌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피해 사례는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들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해시는 반려동물 등록비용과 마당개 중성화 수술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야생화 된 개를 포획하기 위해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포획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올해부터 반려동물을 버리는 경우 최대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 이전에 반려동물 주인들의 성숙한 의식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박준언기자 창원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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