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우 윤여정은 큰사람(大人)
[기고]배우 윤여정은 큰사람(大人)
  • 경남일보
  • 승인 2021.05.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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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시호 (교육학박사)
코로나19로 인해 1년이 넘도록 학교가 등교와 비대면 수업을 오가면서 교육관계자로서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어른들의 잘못으로 이런 상황이 악화된 게 아닌지 부끄럽기도 했다. 학생들과 일선 학교에서는 방역지침을 잘 지키고 있는데, 슈퍼전파자나 유증상에도 사우나를 가는 어른들이 더 철없어 보였던 것은 필자만의 느낌이 아닐 듯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는데, 이는 개인의 쾌거이기도 하지만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가슴이 뭉클했다. 나 자신도 큰 어른 즉 큰사람(大人)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다.

큰사람은 맹자에 의하면 착함이 충만하여 아름다운 사람(美人)이 아름다운 일들을 펼쳐야 큰사람이 된다. 큰사람은 조화롭고 이치에 거스르지 않아 아름다움이 몸으로 드러나고, 그 착함을 사회적으로 확장하는 인간이다. 더구나 큰사람의 다른 이름인 대장부(大丈夫)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즉 양심에 호소하여 자신의 행동을 드러냄과 동시에 다양한 지식인에게 그렇게 행동할 것을 자연스럽게 요구하는 인플루언서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자의 이야기와 비교하면 아름다운 사람은 40세 전후의 불혹에 해당하며, 큰사람은 50세 무렵의 지천명에 가깝다 하겠다.

한편 매슬로의 성장이론에 비추어 보면 큰사람은 성장 동기를 가지고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아를 실현한 사람이다. 자아를 실현한 사람은 매사에 자발적이고 인간적이며 창조하는 일에 열중한다.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타인이나 문제에 초점을 맞추므로 문제 중심적이어서 객관적 세계를 쉽게 다룬다. 특히 자연, 타인 그리고 자신에 대해 수용적이며 적개심 없는 유머 감각을 지닌 건강한 성격의 사람이다. 과거 선비들이 추구하던 인간상을 현대적 인물로 배우 윤여정이 실현한 것이다.

윤여정의 오스카상 수상 이후에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는 윤여정 신드롬의 기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배우로서 여성으로서 차별이 심했던 은막의 세계에서 역경을 극복하면서 잃지 않았던 당당함, 솔직함 등은 젊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를 짧은 지면에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따라서 개성 있는 연기를 통해 그녀의 삶은 더욱 빛나는 큰사람이자 자아를 실현한 사람으로 그녀를 닮고자 뒤따를 뿐이다.

차시호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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