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기로에 선 징병제
[천왕봉]기로에 선 징병제
  • 경남일보
  • 승인 2021.05.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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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모병제는 오합지졸의 대명사 격인 ‘당나라 군대’에서 최초로 시행됐다. 양귀비 스캔들의 주역 현종은 농민들을 징병해 운영하던 부병제 대신 모병제로 전환해 북방 유목민을 주로 뽑았다. 유럽에서는 중세 프리랜서가 대표적인 모병이다. 둘 다 모병제지만 용병제 성격이 짙어 자국민 중심의 모병제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징병제는 프랑스 혁명 당시 총동원령을 시초로 본다. 우리는 병역법이 제정된 1949년부터 징병제가 도입됐지만 기로에 서 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72만명이던 우리 군은 현재 55만명으로 떨어졌고, 머지않아 필수 인원도 채우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10년 후 연간 필요한 현역이 20만명이지만 실제로는 18만명 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모병제 도입을 지지하는 여론이 커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갤럽이 지난 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3%가 모병제 전면 도입에 찬성했다. 현행 징병제 유지는 42%였다. ‘현행 징병제 유지’ 48%, ‘모병제 전면 도입’이 35%였던 2016년 조사 때와는 격세지감이다. 모병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젊은 층의 젠더 갈등이 심해지면서 병역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과 맞물려 모병제 논의는 대선 정국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인구절벽 시대 사회경제적 효용이 떨어지고 있는 현행 징병제를 개선할 수 있는 ‘징·모혼합제’ 같은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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