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내고 박생광 화백의 작품전에 부쳐
[기고]내고 박생광 화백의 작품전에 부쳐
  • 경남일보
  • 승인 2021.05.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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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박생광 진주에 묻다’전 추진위원장)
 



진주시와 박생광 화백 기획전시 추진위원회 주최로 1일부터 진주시립 ‘이성자미술관’에서 ‘박생광 진주에 묻다’전을 개최한다. 전시회에서는 진주 지역의 개인과 단체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 중심이며, 박생광 화백의 사진과 편지도 전시한다. 이번 작품전의 특징은, 박생광 화백의 청동다방 시절(대안동 216번지)의 작품과 진주에서의 예술 활동 중에 창작된 작품 중심이라는 점이다. 박 화백은 진주에서 태어나 만년에 진주를 떠나기 전까지 오랜 기간을 진주에서 활동했다.

그 기간에 박 화백은 진주의 예술인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예술을 공유했을 뿐 아니라 진주의 풍물과 생활상이 드러나는 작품도 많이 발표했다. 이번 작품 전시회의 가장 큰 의미 중 하나가 진주시절의 작품과 진주시민의 소장품만으로 전시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개천예술제를 창제한 파성 설창수 선생과 협업해 만든 시화 작품이다. 파성은 글과 글씨를, 내고는 그림을 담당해 만든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다. 이런 작품에서 우리는 박 화백의 진주 시절 예술 활동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박 화백은 진주시 망경동에서 태어나, 진주농림학교를 졸업했다. 박 화백은 12회 동문이며, 일본 유학 후 고향 진주로 돌아와 개천예술제 운영에 기여하는 등 활발한 예술 활동을 했다. 만년에는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르 살롱전에 특별 초대돼 한국미술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필자는 이번 ‘박생광 진주에 묻다’전의 추진위원장으로 ‘㈔진주목 문화사랑방’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이번 기획전시를 개최하면서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을 더욱 빛낼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하나 찾게 됐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개인 소장 미술품의 ‘세기의 기증’을 우리 진주시에 유치하는 것이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 다퉈 소위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어떤 지자체가 이 미술관의 유치에 성공한다면, 그 지역의 문화예술은 순식간에 문화 변방이 아니라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은 박수근 화백의 진본 그림이 부족해 전시에 아쉬움이 컸었는데, 고 이건희 소장품 중 박수근 화백의 작품 18점을 기증받아 그 아쉬움을 단번에 해소했다. 그만큼 고 이건희 회장 컬렉션은 작품의 수준과 넓이와 깊이가 상상 이상인 것이다.

‘이건희 특별관’ 유치 경쟁에 뛰어든 진주로서는 기자회견이나, 추진위원회 결성 등에 머무르지 말고, 지역 미술관을 성숙시키기 위해 지역 출신의 뛰어난 예술가의 진본을 유치할 수 있는 논의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진주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의 의미가 실로 크다 하겠다.

이제부터라도 행정관청인 진주시와 민간단체인 ‘㈔진주목 문화사랑방’, 진주예총 그리고 경남진주혁신도시의 상징인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이 함께 잘 어우러진다면 진주시가 과거 진주목이 가졌던 문화예술 중심도시로서의 면모를 분명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가 계기가 돼 진주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박생광 화백의 진본을 진주로 유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아울러 이건희 특별관 유치 활동에도 조그만 보탬이 된다면 금상첨화이겠다. 진주시민과 박생광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이상호 (‘박생광 진주에 묻다’전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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