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상의 재료나 건축 자재로 많이 쓰인 대리석은 재결정된 탄산염 광물로 이루어진 변성암이다. 이름이 대리석인 이유는 바이족의 나라 대리국(현 중국 윈난성)의 특산품이었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마블(marble)이라고 하는데 이는 ‘빛나는 돌’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마르마로스(marmaros)에서 유래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대리석은 이탈리아 투스카니 산지의 카라라 채석장에서 생산되는 대리석으로 미켈란젤로도 여기서 캔 대리석으로 조각품을 빚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 다음은 성 소피아 사원의 석재로 쓰인 키폴리노 대리석으로 그리스 에비아 섬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엘바 섬 등지에서 채석되고 있다. 또한 빠리 오페라 하우스의 자재로 이용된 이탈리아 브레치아 비올레토 대리석과 스위스 멘드리시오에서 채석되는 마키아베키아 대리석, 고대 로마인들이 로마 판테온 신전에 사용하였던 알제리 산의 브레슈 상귄 대리석 등이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정선 대리석이 유일의 대리석 광산인데 매장량이 많은 편이다. 강도와 수분흡수율, 모양 면에서 최고의 품질이지만 대리석의 무늬가 하얀 직선과 검은 직선의 조합으로 단순하면서 강렬한 편이어서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김포공항 제1청사 출국장, 서울 월드컵 경기장 VIP홀,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서울 지하철 5호선, 7호선 등에 쓰였다. 그런데 2018년 1월에 문을 연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는 환영 홀과 탑승동, 화장실 벽체에 한국에서 개발되고 생산된 최신 인조 인테리어 대리석 제품들이 시공되어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천연 대리석은 외부자극에 예민하기도 하고 온도와 습도, 압력 등에 의해서 변형이 될 수 있으며 특히나 열에 약해서 갈라지거나 색이 변하는 단점이 있는 편이다.
인조 대리석은 성분에 따라 아크릴계로 대표되는 유기계와 엔지니어드 스톤으로 대표되는 무기계로 구분된다. 아크릴계는 메틸메타아크릴(MMA)이라는 유기물에 무기물질과 안료 등을 혼합해 제조한다. 이스톤은 천연 석영을 90% 이상 함유해 아크릴계보다 가격이 비싸다. 글로벌 아크릴계 인조 대리석 시장은 미국 회사 듀폰이 1위(점유율 38%)인 가운데 LG하우시스가 21%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현대L&C(하넥스)도 10%대의 점유율로 매해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스타론)도 10%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며 뒤를 쫓고 있으며 라이온켐텍도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연 2조7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이스톤 시장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 이 시장에서 스페인 코센티노(Cosentino), 이스라엘 씨저스톤(Caesarstone), 미국 캠브리아(Cambria) 등 3개 기업이 각각 20%대 점유율로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 뒤를 LG하우시스(비아테라)와 현대L&C(칸스톤)가 각각 10% 내외의 점유율로 바짝 쫓고 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래디언스) 역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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