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빌바오 효과
[천왕봉] 빌바오 효과
  • 경남일보
  • 승인 2021.06.03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철강 사업가 솔로몬 구겐하임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1939년 설립됐다. 세계적인 뮤지엄으로 성장하여 1997년에는 스페인의 빌바오에 분관을 열었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물고기가 헤엄치듯 한 외형에 티타늄 3만 3000장을 붙인 건물로, 전시 면적 1만 1000㎡. 20세기 유럽의 대표적 건축물로 꼽힌다.

▶중앙 홀에서 50m, 3층 높이로 회오리처럼 감돌아 오르면서 사방으로 전시 공간이 포개지듯 배치됐다. 정면 측면 구분 없이 360도 어디서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밤이면 건물 외벽의 티타늄 패널과 유리 벽에 반사되는 불빛이 네르비온 강에 비치어 황홀한 장관을 연출한다.

▶빌바오는 스페인의 대표적 조선 공업 도시였지만 20세기 후반 조선 강국의 위상을 잃으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에 바스크 주 정부가 구겐하임 미술관 분관을 애써 유치했다. 피폐해 가던 빌바오는 이로부터 일약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살아났다. 구겐하임의 소장품과 독특한 건축미가 큰 몫을 한 것. 이처럼 문화가 한 도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이른바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지방도시 곳곳이 손을 들고 나섰다. 그들이 내세우는 삼성가와의 인연들이 대개 실소를 자아내지만 균형 발전 명분마저 우스울 순 없다. 황희 문체부장관이 “이걸 지방에 두면 빌바오 효과를 바랄 수 없다”고 했단다. 수도권에 세울 때만 그걸 기대할 수 있다는 말 같아 유감스럽다. 빌바오는 인구 40만 남짓한 지방 소도시다. 정재모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