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식물은 일요일에도 자란다
[농업이야기] 식물은 일요일에도 자란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6.09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물은 일요일에도 자란다’ 농업연구의 선배로 많은 업적을 남기신 어느 대학교수의 농업 철학이 담긴 도서이다. 농업연구직으로 처음 일을 시작할 무렵, 힘들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여러 있었지만, 그중 하나가 주말이나 휴일이었다. 농업연구직으로서 자부심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생활도 활발하게 할 시기였다. 그런데 식물은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자라고 있고, 그에 따른 조사와 관리 등 업무를 휴일이라고 그냥 둘 수 없었다. 그때는 농업연구뿐만 아니라 농업을 하는 분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 시절의 농사는 일부 작업에서만 기계화가 되었고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했었다. 이후, 농업이 규모화·고령화가 되면서 농업 현장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화와 자동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많은 분야에서 기계화와 자동화로 산업의 효율을 높이고 있고 농업에서도 온실과 축사에 스마트팜을 도입하여 노동력과 시설관리 효율화를 위해 지금도 연구를 하며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논, 밭, 과수원과 같은 노지에서는 농업인인 직접 작목 상태를 관찰하며 판단하고 각종 작업을 수행하다 보니 노동력과 관리의 비효율 등 애로가 있다. 이러한 농업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디지털농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었다. 디지털농업은 스마트팜의 개념을 포함하면서 노지농업에 설치한 다양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작물의 생육 상황 분석과 작물관리 작업을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직 시작 단계인 디지털농업은 갈 길이 멀다. 디지털농업이 실현되면 위성이나 드론을 통하여 작물의 생육과 병해, 충해의 발생 여부를 진단하고 이러한 정보를 자율주행 방제기나 작업기에 지령을 보내어 작물 상태에 맞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비료의 시용 유무를 판단하고 시비 작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관리자는 작업에 오류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검토하고, 오류가 있으면 작업을 수정하여 다시 지령하면 된다. 그러나 시작 단계인 디지털농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농업연구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작물의 생육을 AI가 판단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식물의 상황 분석을 위한 딥러닝(Deep Learning) 과정을 거치기 위해 수십, 수백만 장의 사진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작업의 스마트화를 위해 무인 트랙터, 다양한 작업 능력을 갖춘 드론 등 다양한 작업기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기후 온난화에 대응한 농업분야 탄소중립에서도 정밀시비를 통한 비료 사용량의 최소화, 정밀 물관리 등도 필요한데 디지털농업으로 탄소중립 실현 가능성이 더 커질 질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농업을 통해서 ‘식물은 일요일에 자란다.’고 하더라도 보다 자동화된 정밀 관리로 농업 소득은 증대되고 종사자들은 더욱 여유 있는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신정호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연구협력담당 농업연구관



 
신정호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연구협력담당 농업연구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