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탄소 중립 시대를 향한 저탄소 농업
[기고]탄소 중립 시대를 향한 저탄소 농업
  • 경남일보
  • 승인 2021.06.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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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수소, 헬륨, 산소 다음으로 큰 질량을 차지하면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주요 골격이 되는 물질, 바로 탄소다. 탄소는 검은 흑연이 되기도 하고, 투명한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탄소가 중요한 것은 오히려 다른 원소들과 결합하여 수많은 중요한 물질을 만드는데 있다. 그 중에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DNA도 있고 생존을 위해 먹는 음식들도,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석유도 탄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또, 하나의 탄소 원자가 두 개의 산소 원자와 결합하면 이산화탄소가 되는데 바로 식물이 광합성할 때 사용하는 재료이다.

탄소는 본인의 모습을 계속 바꾸어가면서 순환하는데 문제는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구의 온도를 올리는데 있다. 현재 지구의 온도는 100년 전 보다 약 1도 상승했는데 이는 자연적 상태보다 25배나 빠른 속도라고 한다. 이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120여개 국가에서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2020년 7월에 ‘그린뉴딜’을, 10월에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인위적으로 배출한 만큼 감축한다는 의미이다.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농업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농업 부문에서는 크게 질소질 비료 투입과 폐기물 소각, 농업활동을 위한 연료 사용, 가축의 소화활동과 분뇨 등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탄소농업은 농업의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농업을 말한다.

그래서 저탄소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었고 계속 개발하고 있다. 논물을 얕게 댄다든가 지열을 이용하여 보온하는 지열히트펌프, 하우스의 비닐 겹을 다중으로 설치하거나 물을 비닐 겹 사이에 흘려 보온하는 방법, 그리고 가축분뇨를 폐기물로 보지 않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올해 4월까지 정부에서는 저탄소 농산물에 대한 인증 희망 농업인과 단체를 모집하였다. 저탄소 농산물 인증은 친환경 또는 농산물우수관리(GAP)인증을 받은 농산물 중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하여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인 농산물’ 임을 인증하는 제도다.

하지만 인증을 받았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저탄소농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이 널리 팔려야, 그래서 저탄소농업으로 농사를 지어도 기존 농사법에 비해 오히려 낫다는 인식이 농업인 사이에서 퍼져야 저탄소농업이 활성화된다. 저탄소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관행농법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했기에 저탄소 인증 농산물이 일반 농산물보다 비쌀 수 있는, 가격의 한계점이 있지만 이젠 ‘착한소비’ 시대이다. 특히 MZ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등장하면서 착한소비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착한소비의 특징은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사는 것이다. 그래서 환경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상품이 더욱 대상이 되는데 저탄소 인증 농산물은 충분히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저탄소 인증 농산물이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농업인만으로는 어렵다. 유관기관과 소비자가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농업인은 충분히 살 가치가 있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고, 유관기관에서는 저탄소 인증 농산물을 정책을 통해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단순히 가격만으로 농산물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젠 가치까지 포함해서 평가하고 소비해야 한다. 그럴 때 지구도 살고 농촌도 살며 소비자도 건강해질 것이다.

오성진(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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