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주 유월민주항쟁 재조명돼야
[사설] 진주 유월민주항쟁 재조명돼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06.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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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진주 유월민주항쟁 34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 현대 정치사의 큰 물줄기를 바꾼 역사적 사건 대부분이 재평가되고 있지만 1987년 6월 17일 진주의 민주항쟁은 여전히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진주 유월민주항쟁은 당시 경상대 학생을 중심으로 1만여 명이 시위를 벌이며 고속도로·철도를 점거해 주요 외신에도 보도된 지역 최대 규모의 민주항쟁이다. 개헌논의를 중단시킨 4.13호헌조치, 박종철·이한열 열사 사건 등으로 촉발된 당시의 민주항쟁은 군부독재의 종식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꽃 피우게 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해 6월 10일 전국단위의 민주항쟁과 17일 진주의 대규모 민주항쟁이 도화선이 되어 결국 직선제를 수용하는 6·29선언이 발표됐다.

하지만, 당시 진주에서 벌어진 민주항쟁은 서울 중심의 시각으로 집중 조명되다 보니 세월이 지나면서 지역에서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역사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전부터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진주 유월민주항쟁에 대한 재평가·재조명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상국립대 가좌캠퍼스에 ‘민주주의 유월항쟁 기념’ 표지석이 세워졌고, 지난해부터 6월이 되면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기념식과 답사행사를 진행하는 등 재평가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재조명 사업은 미흡한 수준이다.

진주는 역사적으로 불의에 항거한 위대한 진주정신이 깃든 곳이다. 진주성 전투, 진주농민항쟁, 형평운동 등 역사의 변곡점마다 보여준 진주정신은 진주유월민주항쟁으로 그대로 계승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마산의 3.15의거나 부마민주화운동 못지 않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진주민주항쟁에 대해 늦었지만 제대로 된 연구조사와 재평가를 통해 재조명되어야 마땅하다. 진주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시민 사회단체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진주시와 경남도,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 사건의 재조명 작업은 정파적 논리를 떠나서 범시민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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