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쉽살재빙’
[경일춘추] ‘쉽살재빙’
  • 경남일보
  • 승인 2021.06.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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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갑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사무처장)
 

 

요즘같이 취직이 어려운 때에 작은 아들이 잘 나가는 회사를 그만 두고 월급이 기존회사의 절반에도 못 미친 데다 직원 10명도 되지 않는 작은 회사로 이직하겠다고 상의를 해왔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미래에 대한 보장도 없는 회사로 옮기는 이유는 단하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 보고 싶어서”인데 지금의 직장이 대학 졸업이전 조기취직을 하고 5년 이상 별 탈 없이 다닌 터라 평생직장이 될 거라 여겼는데 갑작스런 이직 상의에 우리 부부는 적잖이 놀랐다.

과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창조적 혁신가이자 세계적인 IT영웅 故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중퇴했지만 배움을 즐기라는 명연설을 남길 만큼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차, 매킨토시 개발로 컴퓨터의 대중화를 이끌고 창의적 진전을 거듭하여 오늘날 초일류 기업 애플을 일구었다.

최근 가상화폐와 관련해 종잡을 수 없는 발언으로 코인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일런 머스크도 대학을 중퇴하고 25세 때 전자상거래 보안결재시스템인 페이팔을 만들었고 현재는 솔라시티와 테슬라, 인류의 화성이주를 꿈꾸는 스페이스X,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뉴럴 링크 사업 등을 통해 무모한 상상가이자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디지털 선구자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이렇게 창의와 열정으로 창고 한 켠 에서 사업을 일구고 성공한 세계적 명사들의 사례는 그야말로 수 억분의 일의 확률에 지나지 않아 안심하거나 위로받을 수 있는 일반화는 곤란하다. 그러기에 이직 이후 아들의 삶이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힘들 거라 염려하면서도 어차피 한번뿐인 인생 저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지 하면서 허락하고 지지해 주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재미있는 단어를 들었다.

“쉽살재빙?” 해석하기 모호하고 단번에 귀에 꽂히지도 않는 말이었지만 그 풀이를 보니 재미가 있다.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이는 17년 전 거북이의 노래 ‘빙고’가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젊은이들이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외치는 신조어라고 한다.

17년 전 히트곡이 다시 부활한 이유도 그렇거니와 요즘 같은 시대에 젊은이들이 3포니 5포니 하면서 좌절하고 힘들어한다는데 이런 신조어를 자주 사용하며 용기를 얻고 있다니 참으로 대견하고 미래의 희망이 솟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래, 젊은이들이여! 한번뿐인 인생, 젊을 때 하고 싶은 대로 힘껏 도전해보게나!”

박태갑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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