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면회금지…“임종 못 지킬라” 애타는 효심
중환자실 면회금지…“임종 못 지킬라” 애타는 효심
  • 백지영
  • 승인 2021.06.2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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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차단 위해 접종 완료해도 예외 없어…타지역선 ‘화상면회’ 등장
A씨는 얼마 전 어머니가 도내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애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면회가 차단되면서 어머니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 보니 혹시 임종을 지키지는 못할까 불안감에 시달린다.

면회 금지는 코로나19 백신을 아직 접종받지 않은 A씨는 물론, 화이자 백신을 2차례 접종하고 2주간의 항체 형성기도 지난 A씨 아내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A씨는 “중환자실 특성상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접종 완료자에 한해 투명 벽을 사이에 두고 지켜볼 수 있게 해주는 등 재량을 발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도내 대형 병원들은 외부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출입 제한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중환자실 면회를 전면 금지했다.

과거 중환자실은 통상 매일 특정 시간에는 면회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지만, 코로나 이후 환자는 일반 병동으로 옮기지 않는 이상 가족 등을 만나는 게 불가능하다.

지난 20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중환자실 면회로 이어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환자별 지정 보호자 1명은 병원 출입이 가능하다는 포괄적인 권고 규정을 일반병실을 넘어 중환자실까지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백신 미접종자라도 임종 등 일부 특수 상황에서는 접촉 면회가 허용됐지만 이 역시 ‘극소수’일 뿐이다.

실제 대부분 병원급 의료기관들은 지난해부터 이번 개편안과 유사한 자체 규정을 운영해왔는데, 일반 병실에만 적용할 뿐 중환자실은 그 특수성을 고려해 1년 넘게 면회를 차단해왔다.

일부 중환자실 보호자가 요양병원처럼 투명 벽 뒤에서 지켜보고 싶다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에 투명벽을 갖춰둔 곳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별개 병실에 환자·보호자만 들어가 만나는 방안 역시 중환자실 환자 특성상 각종 의료 장비의 도움을 받고 있어 타 병실 이동이 힘들다.

도내 각 병원은 거리두기 개편에 따른 내부 방역수칙 변경을 준비하고 있지만, 접종자 중환자실 면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접종 효과가 100%는 아닌 만큼,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 한 중환자실 면회는 허용하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일부 병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6월부터 중환자실 환자·보호자 대상 1일 1회 ‘화상 면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오랫동안 면회가 금지되면서 환자·보호자들이 정신적으로 불안감을 호소해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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