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알파 세대를 북돋우는 과학교육
[경일춘추]알파 세대를 북돋우는 과학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21.06.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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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영 (경상남도교육청 과학교육원장)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생전에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미래에 필요치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2030년대 중반 이후 사회에 진출하는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혁신적 기업가 일론 머스크는 2030년 이후를 인공지능(AI)과 인간의 협업이 대세가 되는 공존의 시대로 보고, 기존 학교는 그러한 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2014년 스페이스X에 새로운 학교를 세우고 LA 머맨영재학교에 다니던 자녀들을 이곳에서 공부시켰다. 학교 이름은 처음에 ‘애드 아스트라(별을 향하여)’였는데, 원격수업 과정을 도입하면서 아스트라 노바(새로운 별)로 바꾸었다.

이 학교에서는 2030년대에 가면 현재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이라고 하는 것의 대부분은 AI가 대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학교에서는 우주탐사, 환경정책 등 세상의 많은 사례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선정한 주제별 팀을 만들어서 연구하며, 알려지지 않고 아주 복잡한 현상들도 분석 판단하여 해결책을 찾아본다. 과학, 공학, 수학, 윤리 교육에 집중하고, 실시간 번역 기술을 예상하여 언어는 따로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코딩 언어’를 배우고, 웹 사이트를 만들어보며 인공지능과 로봇도 배운다. 학생들의 각종 실험과 토론, 협업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교과 과정을 업데이트한다.

학교는 공동체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아내어 공유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며 AI가 제공하는 지식이나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본다. 여기서 판단은 ‘결정이나 선택이 적절한지 아닌지’ 즉,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일이다. AI 시대 최고 인재는 판단을 빠르고, 정확하게 내리는 사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학교 교육과정과 운영이 우리 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많다. 과학교육원은 밀레니얼 MZ세대 이후 등장한 알파 세대가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에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연구할 분야와 주제를 학생 스스로 선정하고, 즐기면서 집중적으로 탐구하되 교사 개입은 최소화하는 과학교육을 지원하여 과학적 소양, 창의력, 판단력 등을 기르는 것이 핵심 목표이다.

한국 학부모들의 자녀 사랑은 특별하며 거의 맹목적 수준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을 잘 읽어서 자녀들에게 바람직한 미래 대비 교육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우리의 모든 에너지가 집중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유창영 (경상남도교육청 과학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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