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한 평 집짓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한 평 집짓기’
  • 경남일보
  • 승인 2021.06.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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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 집짓기 프로젝트_율천초등학교


뚝딱 뚝딱/망치 소리/뚝딱 뚝딱/마음이 자라는 소리/쓱싹 쓱싹/톱질 소리/쓱싹 쓱싹/다툼이 사라지는 소리/ 한 칸, 두 칸/벽이 오르고/한 칸, 두 칸/꿈이 자라고/한 뼘 두 뼘/집이 지어지듯/한 뼘 두 뼘/한 아름 꿈이 영근다. 이 시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한 평의 목조 건물을 직접 지으면서 참된 인성을 가꾸고 미래의 꿈과 비전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성취감과 더불어 자존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 구안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한 평 집짓기’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자인 구관혁 선생이 쓴 ‘함께 짓는 집’이라는 시다. 초등학생들이 목재를 사용하여 직접 집을 짓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톱질, 망치질은 물론 다양한 전동 공구들까지 다루면서 말이다. 그런데 지난 해 10월과 11월 두 달에 걸쳐 고성의 율천초등학교교장 최유빈) 5학년과 6학년 학생 11명이 손수 톱질과 망치질을 하고 전동공구를 사용하면서 아마도 세계 최초인 1평의 목조 집을 완성해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한 평 집짓기’ 프로젝트는 산청군 단성면 길리 언덕 위에 자리한 목조주택전문 시공사인 ‘꿈이 있는 집’의 김경식 대표가 ‘작은집 디자인 연구소’와 ‘꿈이 있는 목조건축학교’를 운영하면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청소년들의 참된 인성과 창의성 발현, 미래비전 설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축치유 프로그램을 착안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산청군을 비롯하여 경남도내에 환경 친화적인 목조주택만 150채 이상을 건립해온 목조주택 전문가이다. 그는 오늘날 청소년의 문제는 ‘중독’이 아니라, 과도한 경쟁체제로 인한 스트레스, 성취에 대한 좌절감, 열등의식, 주변의 무관심 등으로 비롯되는 ‘무기력증’이라고 진단하면서 운동치료, 원예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심리치료 등과 함께 건축치유 프로그램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김경식 대표와 공동 진행자인 구관혁 강사 및 함께하는 모든 교사들은 건축치유학교가 필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오늘날은 이론과 실용적 활동이 복합된 교육이 필요한 시대로, 일방적인 이론 주입의 좌식 교육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공교육이 무너지는 현실 속에서 학교의 본질이 필요한 시대에 단순한 지식전달의 장이 아닌 전인적 교육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비전을 품는 참된 인성과 창의성 교육이 필요한 시대에 공동체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평 집짓기 프로젝트에서의 건축치유는 손수 집짓기 작업을 통하여 자긍심과 자존감을 느낌과 동시에 함께 참여하고 협동하여 집을 완성하는 성취감을 체험하며 집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의 협업의식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그리고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함께 이루어지는 6단계의 인성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한 평 집짓기’ 프로젝트를 가장 최초로 실시한 학교는 고성의 율천초등학교였다. 이 학교는 현재 총재학생 수가 38명에 불과하여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 중인 데, 최유빈 교장의 열정과 사명감으로 이 프로젝트의 도입 적용을 최초로 시도하게 된 것이다. 5학년과 6학년 학생 11명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주 1회 3시간의 인성과 창의력 발현을 위한 수업과 집짓기 작업을 병행하면서 총 8주간에 걸쳐 실행되었다. 소감발표회에서 밝힌 참여 학생들의 반응과 감회는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자존감과 자긍심, 성취감과 보람, 미래에 대한 긍정적 비전을 가지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도내 3개 초등학교에서 4채의 1평 집짓기 프로젝트가 실행되어 기대 이상의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오는 2학기에는 여러 학교로부터 요청을 받게 되어 1평 집짓기 프로젝트 교사 양성과정을 이미 개설하여 필요한 인재확보에 대처하기로 하였다. 1평 집짓기 프로젝트는 한국 최초의 건축치유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로 승화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이 김경식 대표의 야심찬 비전이기도 하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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