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길
[경일시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길
  • 경남일보
  • 승인 2021.07.2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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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진전되면서 전 세계가 언제쯤 정상화에 들어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에선 내년쯤에는 터널의 끝을 볼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는 게 사실이다. 다른 일부에서는 경제력이나 시설, 인력, 보안 등의 격차에 따른 국가나 지역별 백신 접종 격차, 일부의 백신 회의주의나 거부,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백신 자체의 유효성과 안전성 의문 등으로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최근 보고서에서 백신 접종이 진전되어도 지금 수준으로는 적어도 1년 이내에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꺾거나 입원 환자와 사망자를 큰 폭으로 줄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면 미국민 1억 명 정도가 백신을 접종받아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면역력이 몇 달간 지속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코로나 이전의 정상 생활로 복귀하려면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전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75%~80%의 인구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2021년 상반기에 걸쳐 효과적으로 접종하면 여름이 끝날 때쯤 어느 정도 집단면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21년 말 즈음에나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정상상태에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특정 질병에 걸렸다가 신체가 항체를 형성해 회복했거나 백신을 맞아 항체를 확보하는 등으로 해당 질병에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전체의 일정 비율 이상에 이른 것을 가리킨다. 한 사회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해당 질병의 전파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없는 사람도 감염될 확률이 낮아져 자유로운 활동과 여행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상태까지 가려면 인구의 대부분이 백신을 맞아야 하며 그때까지 시간도 많이 걸린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는 지금처럼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생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백신을 다량 확보하고 접종할 수 있는 미국을 비롯한 몇몇 선진국의 얘기다.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거나 인구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에 회의적이거나 거부반응을 보일 경우 한 국가나 사회가 제대로 집단면역을 확보하기 힘들게 된다.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지만 인류가 코로나에서 벗어나 정상을 회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민에게 마스크 쓰기를 호소하고 있고, 그것이 코로나 확진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백신만 나오면 만사형통인 것처럼 이야기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절박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

백신이 희망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방역을 더욱 강화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인류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려면 아직은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 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이렇게 절박한데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은 내년에도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는 방역만으로도, 백신만으로도 누를 수 없다. 코로나를 이기려면 무엇보다도 방역과 백신의 정치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철저한 과학적인 대비와 기민한 방역 활동, 적극적인 주민협조만이 우리 공동체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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