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무서운 4단계…멈춰버린 일상
사람 무서운 4단계…멈춰버린 일상
  • 박준언
  • 승인 2021.08.02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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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방역 최고단계 김해·함양·함안 ‘개점휴업’
발길 끊어진 거리 식당·카페·생활체육시설 ‘텅텅’
함양 전통시장 내 생선·채소가게 등에는 손님이라곤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였다. 반찬가게 등 일부 상점은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있다. 사진은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없는 식당 내부모습
경남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처음으로 격상했던 김해시를 비롯해 군단위 함양·함안지역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해시의 경우 4단계 전까지는 그래도 손님들이 간간이 찾던 내외동 먹거리 골목은 격상 후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한산했다. 거리두기 4단계 첫 주말이었던 내외동 먹자골목 매장 입구에는 접힌 야외 테이블이 안팎으로 쌓여 있었다.

평소 저녁이면 늘어선 테이블에 손님들로 가득 차 장사진을 이뤘을 시간이지만 이날은 문 닫은 가게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 식당은 영업 시작 시간이 훨씬 지났지만 ‘휴가’ 라든가 하는 안내 메모조차 없이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족발 가게를 운영 중인 A씨(39)는 “코로나 이후 손님이 반 이상 줄었는데 4단계 격상 후에는 하루 한 두 테이블 받기도 어렵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아예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매장을 가리키며 “영업 시각·손님 수를 이렇게 제한하면 장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격분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10년째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45)는 “4단계 격상 후 문을 열어봤지만 손님이 거의 오지 않는다”며 “강제로 휴가를 가야겠다”며 힘든 사정을 내비쳤다.

김해 장유스포츠센터, 김해운동장 등 시가 운영하는 공공시설 61곳에 대한 운영도 전면 중단했다. 테니스·축구·족구·게이트볼장 등 실외체육시설도 포함된다. 시 관계자는 “폭염 속 스포츠 활동 시 상시 마스크 착용이 어려워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시는 외국인 유흥업소발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져 지난 27일부터 오는 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했다.

함양군은 갑작스런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오는 9월 초부터 시작하는 ‘2021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를 앞두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군민들이 온마음을 다하고 있는 순간에 터진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66명이 발생했고 7월 한달에만 3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3만 8795명의 인구에서 36명의 확진자가 짧은 기간동안 발생한 것은 수도권 인구비율로 따지면 하루 2631명이 발생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함양군은 지난 31일부터 오는 8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했다.

특별방역수칙으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되고 있다. 전 군민 대상으로 코로나 PCR 검사,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목욕탕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운영시간을 제한한다.

사실상 저녁 모임이 금지되면서, 인근 상권의 매출 타격을 받고 있다.

종업원들을 제외하면 내부가 텅 비어 있는 카페나 식당이 수두룩했다. 상인들은 겨우 회복세를 보였던 상권이 다시 침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군 단위에서 거리두기 4단계가 현실화되자 지역민들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느냐?”장탄식을 쏟아냈다.

함양읍 이모씨(65)는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얼마 전 1단계까지 내려가기에 나아지려나 했는데 오히려 4단계로 격상돼 충격이고 한숨만 나온다”라고 말했다.

일부 공직자들은 혹여 코로나가 장기화돼 2021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진행에 지장이 없을까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함안군지역 소상공인들도 4단계 격상에 허탈해했다.

칠원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차라리 문닫는 것을 고민중”이라고 했다.

또 가야읍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안모씨는 “어쩔수 없이 문을 열어놨으나 코로나 확산에다 찜통더위까지, 한마디로 죽을맛”이라고 하소연 했다

함안군은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 3단계 실시에도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돼 2일 0시부터 4단계로 격상했다.

박준언·여선동·안병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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