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세월의 江에 무엇을 채우려오
[경일춘추]세월의 江에 무엇을 채우려오
  • 경남일보
  • 승인 2021.08.1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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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
 


지인(知人)이 최신 ‘인생삼락(人生三樂)’이란 우스갯소리를 아느냐 묻는다. 본전이 보장되면 노름이 재미있고, 목숨이 보장되면 전쟁이 재미있고, 비밀이 보장되면 바람피우는 게 제일 재미있다고 한다.

이런 지인들에게 ‘불식촌음’의 교훈을 충고하기가 참 꺼려진다. 자꾸 충고하다 사이만 멀어지니…, 인생을 결산해 보면 결국 합은 같다. 세상 모든 것! 결국 인간의 감정에 의해 좋고 싫음이 결정될 뿐! 본질 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남보다 빨리 간다고 최후의 승자는 아니다. 말은 달려봐야 그 힘을 알고 사람은 겪어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명심보감’에는 주먹으로 상대를 때리면 내 손에 피가 묻고, 피를 입에 머금고 상대에게 뿌리면 내 입이 더러워진다고 한다. 칼을 휘두를 때는 멋있지만 피를 닦을 때는 힘든 것이 세상사 순리고 이치다.

인생은 파도다! 또 다른 무엇이 파도에 실려 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기에 지식으로 살기보다 마음으로 살고, 마음으로 살기보다는 실천·실존으로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 나를 매어 놓지 말고 내 눈으로 나를 똑바로 보며, 지금의 실존에 몰입하는 사람이 진정 자기 부활에 성공한 사람이다. 맹자는 ‘천강대임’에서 ‘하늘은 시련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단련시키며 타고난 본성을 회복하게 하여 능력을 발휘할 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뼈와 살을 힘들게 한다’고 역설한다. 사람은 우환 속에 살 때 온전하며 안락에 안주할 때 죽게 된다. 바로 유비무환이며 냄비 속 개구리의 교훈이다.

맹자의 ‘진심 상편’에 고신얼자(孤臣孼子)란 말이 나온다.

외로운 신하와 버림받은 서자는 늘 조심하고 환난을 걱정하는 가운데 깊이 사색하여 사리에 통달해 우환을 비켜간다는 말이다. 삶은 이겨내는 과정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견뎌내는 것이다.

적당량의 고뇌는 항상 따른다. 높이뛰기 선수는 언제나 자기 능력보다 높게 목표를 정하고 노력한다. 하늘은 다 이겨 낼 만큼 고난과 고통을 주며 자연은 고난으로 생명을 키운다. 고난을 벗어나 성숙할 지름길은 없다! 극복 과정에서 지혜가 열리고 영혼이 철듦을 우리는 이미 아는 나이다. 몸은 늙어도 영혼은 늙지 않는다.

러스킨은 “인생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라 했다. 이제 저 세월 강에 우리는 무엇을 흘려보내고 무엇을 채울 것인가 고민하고 사색할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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