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홀 골프장 조성하려던 거제남부관광단지 좌초 위기
27홀 골프장 조성하려던 거제남부관광단지 좌초 위기
  • 배창일
  • 승인 2021.08.1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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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예정지 생태 1급지 해지 이의신청 일부만 수용
27홀 골프장 조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거제시와 사업자 측에서 생태자연도 1등급지 해지를 위해 제기한 이의신청이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그동안 환경단체에서 요구한 사업 철회 또는 규모 축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 중인 노자산 일대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은 원형보전이 원칙이다.

지난 6일 환경부 산하기관 국립생태원은 거제남부관광단지가 들어설 예정지인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 산 2-47 일대에 대한 생태자연도를 홈페이지에 수정·보완 고시했다.

고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2일 공개된 당초 도면보다 생태자연도 1등급지는 7만㎡ 가량 줄었다. 당초 도면에는 이곳의 주요 보호 수종이 졸참나무·곰솔·느티나무 군락지로 표기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수정·보완된 도면에는 졸참나무 군락지가 줄어든 대신, 느티나무 군락지가 늘어났다. 또 당초 도면에도 없던 고로쇠나무 군락지가 추가됐다.

문제는 시가 이의신청한 1등급지 55만 3963㎡ 가운데 12.8%에 불과한 7만 996㎡만 1등급지에서 해지된 것. 이에 따라 경동건설이 본래 계획한 27홀 규모 골프장 조성은 불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골프장을 18홀 규모로 축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경동건설측은 사업성을 이유로 골프장 규모 축소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수정·보완 도면에 대해 14일 이내 국립생태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이후 환경부의 최종 고시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대응책을 찾기 쉽기 않기 때문이다. 행정소송 역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승소 가능성마저 장담키 어려워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이를 반증하듯 시 관계자는 “적절한 대응책을 찾기 위해 논의 중인 상태다”고 말을 아꼈다.

거제통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번에 공고된 생태자연도 수정·보완 도면은 사실에 바탕을 둔 과학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시 남부권의 대규모 휴양·문화 복합관광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된 거제 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은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원 369만 3875㎡ 규모 부지에 4277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업부지에는 27홀 골프장과 호텔·콘도미니엄, 연수원, 야영장, 힐리언스 스파가든, 산악레포츠·해양스포츠·농어촌문화 체험장 등이 들어선다. 2017년 11월 시가 경남도에 관광단지 지정 신청을 한데 이어, 2019년 5월 16일 도에서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이 승인되면서 사업은 본격화 됐다.

그러나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측에서 사업예정지 주변의 당초 생태자연도가 잘못됐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대립각이 세워졌다. 이에 2019년 10월 생태자연도 수정 공람·공고와 이의신청을 거쳐 2020년 1월 생태자연도 최종 수정공람·공고가 나왔다.

그러자 같은 해 2월 시와 경동건설 측이 즉각 이의신청을 했다. 환경단체도 물러서지 않았다. 긴꼬리딱새, 팔색조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완조사를 이유로 생태자연도 고시 연기를 요청했다.

이어 지난 5월 25일과 7월, 국립생태원이 주도한 사업예정지 현장 방문 조사를 통해 이번 수정·보완 도면이 나오게 됐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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