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경일시론]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 경남일보
  • 승인 2021.08.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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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대선이 채 7개월도 남지 않았다. 치국(治國)하겠다며 대선에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대권 주자들만 해도 손가락으로 다 헤아리고도 남을 정도다. 이번에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 사서삼경 중 대학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먼저 자기 몸을 바르게 가다듬은 후(修身), 가정을 돌보고(齊家), 그 후 나라를 다스리며(治國), 그런 다음 천하를 경영해야 한다(平天下)는 의미다. 

대권 주자들은 하나같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헌신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치국’의 적임자임을 자부한다. 그렇지만 대권 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영 딴판이다. 치국을 할 수 있는 깜냥이 될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든다. 상대방 흠집내기, 미확인 유언비어 퍼트리기, 편 가르기, 지역감정 조장하는 네거티브가 거림낌이 없이 등장한다. 누가 비방을 더 잘하나 경쟁이다. 사실여부를 확인하거나 알 필요 조차도 없다. 과거에는 ‘아니였으면 아니었던 것’이 지금은 ‘아닌데도 끝까지 맞다’며 몰아가는 뻔뻔함과 막무가내가 아예 생활화 됐고, 더 심해졌다. 수신(修身)이 전혀 안된 대선 주자들 탓에 대선판이 날로 치졸해진다. 정치가 더 퇴행한다. 

대권 주자들에게서 국가의 비전과 정책은 찾을 수 없다. 내놓는 정책이라는 게 포퓰리즘이다. 나라를 맡겨도 되겠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저질스런 주자들도 있다. 측근들은 더 심하다. 진영논리가 우선이고, 무조건 우리편이 되어야 한다는 탐욕의 화신들이다. 그러니 추태에도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 수신과 제가(齊家)가 전혀 안된, 즉 깜냥이 안되는 인물과 측근들이 대권욕에만 사로 잡혀 대선판을 어지럽히고 더 저질스럽게 한다. 이러한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나라는 파탄난다. 그리고 자신 마저도 파멸한다. 대한민국 권력사가 이를 입증했다.

광복 이후 12명의 대통령이 탄생했다. 하지만 수신·제가가 안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현직에 있을 때는 물론 퇴임 이후에도 자신도, 가족도, 측근들이 삶은 불행의 연속이다. 수신과 제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치국을 했던 탓에 본인들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수신과 제가 조차도 못하면서 감히 치국을 하겠다고 나선 댓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본인은 현직에서 쫒겨나고, 죽음을 맞기도 했다. 아들과 친형제들이 감옥에 가는 모습을 봐야 하는 참담함을 겪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본인은 물론 측근들도 줄줄이 구속됐다. 

그런데도 대통령을 서로 하겠다고 난리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권 주자들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우려가 앞선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피비린내만 나는 전쟁터가 돼 있다. 수신·제가가 안된 인간들의 복마전이 지금 대선판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이 되라”고 했다. 로마시대 브루투스도 “시저의 마누라는 일절 의혹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했다. 도가의 사상가 열자(列子)도 “정치의 근본은 군주의 몸가짐에 있다”고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먼저 수신·제가한 후에 치국할 것을 가르쳤다. 수신·제가가 되지 않은 인물은 절대 정치를 하면 안되는 것이다. 자신과 측근은 물론 국민 마저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신과 제가의 길을 생략하고 치국했던 권력자들의 비참한 말로는 ‘수신·제가’ 할 수 있는 대선 주자들과 측근들만이 ‘치국’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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