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곡인 쌀 산업에 대한 소고
[기고]주곡인 쌀 산업에 대한 소고
  • 경남일보
  • 승인 2021.08.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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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수 전 경남도농업기술원장
 

2020년 우리의 벼 재배면적은 72만 6000ha(경남 6만 5000ha)로, 2000년 107만 2000ha(경남 10만 4000ha)에 비해 33%(경남 38%)감소됐다. 생산량도 350만 7000t으로 1968년 319만 5000t 이후 사상 최저치다. 농가 고령화와 도시개발에 따른 무분별한 농지축소에 따른 결과이다.

세계는 가뭄, 홍수와 같은 기상재해로 쌀 생산을 위협하고 있어 앞으로 언제든 쌀값이 폭등할 수 있다. 실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국제 곡물 가격 지수(5월 기준)가 전년 동월 대비 36.6% 상승했다.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45.8%, 곡물 자급률은 불과 21%로, 곡물 대부분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심히 걱정스럽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쌀 수출국들이 자국 우선강화에 쌀 수출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세계무역기구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쌀을 자급하지 못하면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쌀 주식 인구는 전체의 34%인 30억 명 정도이다.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종 쌀은 전체 쌀 생산량의 14% 정도로 수출되는 양도 3~5%에 불과하다. 쌀 최대 생산·소비국 중국은 전체 생산량의 약 31%를 생산해 소비하고 있지만 수출보다는 수입양이 훨씬 많다. 적정 정부 양곡 비축은 연간 70~80만t인데 만약 흉작일 경우 식량안보가 위협받는다.

한국농촌 경제 연구원 2021 농업전망 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쌀 수출 물량은 연평균 약 2000 t 내외이고, 수입량은 2015년 관세화 시행 이후 의무 수입 물량(TRQ)은 40만 t이다.

그동안 쌀 자급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의 강력한 식량 증산 정책이 있었다. 또한 새품종을 육종하고 생력재배기술을 끊임없이 개발 보급한 선배농업과학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공직에 입문한 1977년도에는 벼수확량이 획기적으로 많은 통일벼가 전면 재배됐다. 이를 위해 전 행정력이 동원돼 퇴비증산을 지도하고 읍·면별, 마을별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농업인과 함께 식량증산에 온 정성을 쏟았다, 특히 농촌지도직 공직자들은 학습단체(4-H 회 등)를 중심으로 새품종 보급과 시범사업을 통해 식량증산을 독려했다. 당시 지도직 공무원들이 전국에 약 8000명, 경남에만 1000명이 있었다. 이들은 농업기술을 현장에 신속히 보급하기 위해 파란 오토바이를 타고 논·밭두렁을 밤낮없이 누볐다. 8월 한더위에도 벼 병해충 예찰 반을 편성, 투망식으로 조사해 마을 방송과 현장교육을 통해 병해충을 방제했다.

하지만 1997년 1월 농촌지도사업이 지방 분권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고 우리도 18개 시군은 농업기술센터로 농업행정조직이 통합됐다. 조직의 변화로, 지금은 지도사업보다는 행정행위에 치우쳐 현장 지도사업은 뒷전이 됐다. 이러한 현상은 농업인들에게 피해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쌀을 생명산업이라고 한다. 쌀의 용도가 단순 포만감에서 맛으로, 또 건강기능성으로 바뀌어도 지구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언제든 생명을 유지하는 최소한 마지막 먹거리가 될수 있다는 말로 귀결된다.

따라서 생명산업인 쌀을 비롯한 새 농작물 재배 기술 보급에 조금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스마트 농업을 선도할 청년농업인 육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 등 선진 농업국처럼 최첨단 과학 지도 장비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현장 지도 인력 확충에도 소홀함이 없어야한다

강양수 전 경남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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