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잡이 떠난 경남 섬 정책, 어떻게 되나
길잡이 떠난 경남 섬 정책, 어떻게 되나
  • 이웅재
  • 승인 2021.08.25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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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숙 섬 보좌관 사표 제출, 김지사 하차 후 동반사퇴 요구있어
경남의 섬정책이 동력을 상실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경남의 섬정책 전반에 걸쳐 조언하고 실행해 오던 전문가가 갑자기 조직을 떠나면서 업무공백 등 차질이 예상된다.

25일 경남도에 따르면 섬 전문가로 특채된 윤미숙 섬 보좌관이 지난 20일자로 사표를 제출했다. 윤 보좌관은 지난해 7월 섬 보좌관으로 임명돼 도청 서부청사에 근무하면서 섬정책 불모지 경남의 섬을 부흥하는 중책을 맡았다.

당시 경남의 사정은 도내 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온전한 지도 한 장 갖추지 못했을 정도로 열악한 처지였다. 이런 가운데 윤 보좌관은 섬발전계란 신설 조직에 배치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윤 보좌관은 신안군 등 전남도의 섬을 부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경남섬 발전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함과 동시에 실질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첫 작품이 ‘살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추진이다.

이 사업은 섬 재생사업이다. 오롯이 섬 주민의 복지를 위한 정책으로 인프라 구축 등 그동안의 행정 중심의 정책과는 궤를 달리한다.

경남도 특화사업으로 실행에 들어간 살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매년 공모로 2개의 섬을 대상지로 선정해 도와 해당 시군이 각각 15억원씩 총 30억원을 부담해 3년 동안 섬 주민의 자립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첫 해 통영 두미도와 남해 조·호도, 올해는 통영 추도와 고성 와도가 선정됐다.

윤 보좌관과 섬 담당 공무원은 이들 대상 섬을 수시로 방문, 지속가능한 마을기업 설립을 목표로 주민 역량 함양에 들어갔다. 주민대학 운영도 이의 일환이다.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 가던 경남 섬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21일 대법원 판결로 김경수 도지사가 직을 상실하자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보좌진 동반 사퇴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 도청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에는 ‘지사와 함께 들어온 보좌관들도 동반 퇴진하라’는 취지의 글이 다수 게시돼 있다. 심지어는 실명도 적시했는데 여기에 윤 보좌관도 포함됐다. 이에 윤 보좌관은 급한 일(섬의 날 행사 등) 처리 후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혔다.

이에 섬어촌발전과는 섬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경남 섬정책의 길잡이를 대신해 줄 전문가 영입을 인사부서에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다수의 도 관계자는 “윤 보좌관은 지사와의 인맥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섬 전문가로 스카웃됐다고 보는 것이 맞는다”면서 “옥석을 구분치 않고 벌어진 일들이 ‘경남의 섬 정책이 동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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