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동유럽의 소국 몰도바의 와인 산업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동유럽의 소국 몰도바의 와인 산업
  • 경남일보
  • 승인 2021.08.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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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Republic of Moldova)는 서쪽으로 루마니아와, 북, 동, 남쪽으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 면적이 한국의 약 1/3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다. 전체 노동력의 4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1인당 국민소득이 약 3000 달러에 불과하여 유럽의 최빈국에 속한다. 하지만 몰도바는 전체 국토에서 포도밭이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이다. 몰도바 전체 국토의 3.8%, 경작이 가능한 국토의 7%가 포도밭이다. 국제와인기구 OIV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몰도바의 포도재배 면적은 2018년 기준으로 14만 7000ha에 이른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6위이고 세계 12위에 해당한다. 몰도바의 와인생산량은 2018년 기준으로 1.9mhl로 세계 19위에 자리한다. 몰도바에서 와인산업은 국내 총생산(GDP)의 3.2%를 차지하며, 몰도바 전체 수출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몰도바의 전체 인구는 약 350만 명인데, 와인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약 25만 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약 15%에 해당한다.

몰도바 북쪽의 나슬라브치아 마을 근처에서 고대 포도 품종인 비티스 튜토니카의 화석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약 600만 년에서 2500만년 사이에 몰도바에서 이미 포도나무가 자라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르바로브카 마을 부근에서 발굴된 포도 씨의 흔적은 기원전 2800년경에 이미 포도를 재배했던 사실을 입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미 4000~5000년 전부터 니스트루 강과 프루트 강 사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포도를 경작하여 와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19세기 후반에 프랑스 이주민들이 꺄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비롯하여 삐노 블랑, 삐노 누와르, 삐노 그리, 알리고뜨, 소비뇽 블랑, 가메, 뮈스까 블랑 등의 프랑스 품종들을 몰도바에 식재하면서 재배지도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 이주민들의 도움으로 와인 산업의 토대를 잘 다짐으로써 네그루 드 뿌르까리(Negru de Purcari)와 로마네스띠(Romanesti)와 같은 유명한 몰도바 와인들이 이때부터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한편 몰도바의 밀레슈티 미치(Milestii Mici) 마을에 있는 와이너리 지하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와인 컬렉션 저장고가 있다. 지하 저장고의 길이가 무려 250㎞에 이를 정도인데 현재 120㎞ 정도만 사용 중이지만,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몰도바의 포도 재배지는 크게 북부의 발티(Balti), 중앙의 코드루(Codru), 남동부의 뿌르카리(Purcari), 남부의 까훌(Cahul), 네 개 지역으로 나뉜다. 몰도바 최고의 와인으로 평가받는 네그루 드 뿌르카리(Negru de Purcari)는 남동부의 뿌르카리 와인너리에서 생산된다. 몰도바의 최고급 산지들은 프랑스의 포도주 명산지인 부르고녀(Bourgogne)나 보르도(Bordeaux)와 위도가 비슷한 46~48도에 위치하면서 기후는 흑해의 영향을 받아 온화한 편인데다가 계곡을 낀 포도밭의 토양이 비교적 척박하면서 비탈경사가 포도재배에 아주 적절한 자연환경 조건(terroir)을 갖추고 있다. 몰도바에서 재배되고 있는 포도 품종은 약 35종으로,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건너온 품종인 꺄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삐노 누와르(Pinot noir) 등이 70%, 토착 품종 페테아스카 알바 등이 17%, 코커서스 지역 품종이 13%를 점하고 있다. 특히 페테아스카 네아그라는 2000년 이상의 유서 깊은 품종으로 야생과일과 체리 아로마, 견고한 타닌의 구조감이 돋보이는 포도주로 명성이 높다.

2007년 8월에 설립된 동업자조합인 몰도바 와인 길드는 아코렉스 와인 홀딩, 비나리아 보스타반, 샤또 바르텔리, DK-인터트레이드, 디오니소스-마레니, 라이온-그리, 비나리아 뿌르까리와 같은 몰도바의 선도적인 개인 와이너리가 만든 비영리 단체 이다. 이러한 와이너리들이 몰도바 와인 수출량의 1/3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길드 회원사들은 몰도바를 유럽의 주요 와인 생산국 가운데 발돋움하려는 목표로 연합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회원사들은 국제시장에서 몰도바 와인의 판촉과 마케팅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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