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평양댁’
[경일춘추]‘평양댁’
  • 경남일보
  • 승인 2021.09.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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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경상남도 서부민원과장
 


통일부에 의하면 올해로 탈북민의 수가 3만 3000명이 넘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탈북민은 고향 북한과 가까운 휴전선 근처에서 정착하고 살고 있어 지방에는 탈북민들을 쉽게 접할 수가 없다. 경남지역에서도 탈북민을 만나게 되면 신기한 듯 바라보기도 하고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끼기도 한다.

‘평양댁’, 그녀는 평양에서 태어나 갖은 고생 끝에 중국의 쿤밍과 라오스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후, 우연한 기회에 경남으로 오게 되어 결혼을 하고 정착해 살고 있다. 북에서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국가연구소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 등 4식구와 평양에서 중산층으로 살아왔던 그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갑작스런 이유로 아버지가 추방을 당하고 가정이 몰락해 가족생계를 위해 부득이하게 중국으로 돈벌이를 떠났다고 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전의 북한과는 인식이 달랐다. 북한 주민들도 이제는 남한이 세계에서도 잘 사는 국가란 사실도 알고 있다고 한다. 한 때는 북한 당국의 체제선전으로 인해 남조선은 못사는 나라이고 한국은 잘사는 UN소속 국가로 남조선과 한국을 구분하지 못하던 웃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김일성, 김정일 시대를 지나 전쟁을 겪지 않은 북한의 청소년들은 한국의 K-팝과 한국의 패션을 동경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유행이 일상이 돼 단속마저 쉽지 않다고 한다. 북한 젊은이들은 북한의 체제선전 보다는 한국의 예능프로그램 등 바깥 세상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평양댁, 그녀는 경남지역 어느 도시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자그마한 체구에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녀는 누가 알려주지만 않는다면 평범한 중년의 여인이다. 하지만 가족을 생각해서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 한구석이 짠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번 돈 일부는 북 가족의 생계유지에 쓰이고 있는 듯 보였다. 이렇듯 탈북민의 개인적 비공식적 교류는 사실 보이지 않은 남북교류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의 자유에 대한 열망을 일깨우는 기폭제 역할을 할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에 대해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북에 가족을 생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평양댁이 아름다운 경남에서 행복하게 정착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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