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스포츠도 기본이 상식이다
[경일칼럼]스포츠도 기본이 상식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9.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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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올 여름 세계는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이상기후를 보여줬다.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발생한 폭우,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200명 가까이 늘었고 룩셈부르크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북미 지역에선 100년 만의 폭염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캐나다 서부지역 기온이 49.6도까지 올라가는 등 기록적인 폭염으로 약 7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캐나다는 열돔과 폭염에 산불까지 겹치면서 지속되는 폭염에 산불 진화에 난항을 겪었다. 모스크바에서는 올 여름 120년 만에 최고 기온을 찍었다. 무려 34.8도까지 올라갔다. 추운 나라로 꼽히는 러시아 전역에서 고온 현상이 관찰되는 보기 드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쓰완성에서 쏟아진 폭우로 72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중부 허난성의 성도인 장저우에서는 역대 최고의 폭우로 25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 했으며 20만 명 가까운 주민이 대피했다. 일본 시즈오카에서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인도 서부 뭄바이시에서는 집중 호우로 인해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보내야만 했다. 환경의 기본 상식을 지키지 않은 재앙이다. 이런 이상 기후 변화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 되어도 Tokyo 2020 올림픽은 개최되었고 아쉬움과 감동을 남기고 17일 동안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5년 만에 개최되었고 무관중 올림픽이라는 사상 초유의 올림픽이 되었다.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진한 눈물도 흘리고 진한 감동도 받았다. 불굴의 투지로 이기겠다는 신념으로 무장된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 경기는 끝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경기의 승패는 큰 것에서가 아니라 작은 것에서 판가름 날 때가 많다. 예를 들어보면 배구에서 강스파이커 한번 실수보다 간단한 리시브 하나 잘못하여 승패가 갈리고 축구에선 강슛 한번 실수보다 문전에서 간단한 트래핑 하나 패스 하나 잘못하여 골을 먹기도 하고 골을 놓치기도 한다. 경기를 끝내고 복기를 해보면 리시브 하나, 트래핑 하나, 패스 하나 등 결국 기본에서 승패가 갈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그만한 불씨가 대형 화재로 이어지듯이 스포츠도 기본이 갖춰지지 않으면 대형 사고를 치게 된다. 기본은 아주 기초적이고 쉬운 것 같지만 때로는 가장 어려운 것이다. 공부도 기초가 튼튼해야 성적이 향상되듯이 스포츠도 기본기를 잘 갖추어야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인성도 기본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야구 국가 대표 선수로 발탁되었지만 중도에 탈락하는 선수를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기능이 뛰어나도 기본 인성이 바르지 않으면 그 선수는 반쪽자리 선수다. 비단 스포츠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인관계에서 무례하게 매너없는 행동을 하면 저 사람은 기본이 안됐다고 비난한다. 논어에 보면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이 나온다. 근본이 바로서야 인간의 도리를 알고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요즈음 인문학 열풍도 인간의 기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기본(基本)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또는 꼭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도리를 지키지 않고 강자는 약자 위에 군림하고, 권력을 가진자는 그 권력으로 부정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제 제발 기본으로 돌아가자. 기본이 상식이 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기에.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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