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한 도시를 위한 한걸음,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기고]안전한 도시를 위한 한걸음,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 경남일보
  • 승인 2021.09.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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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이든 밤, 대한민국에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있다. 지역 최전선에서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지구대가 그곳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순간, 모두가 얼큰하게 술 한잔을 걸치는 바로 그때 지구대의 업무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바로 주취자를 상대하는 일이다.

주취자가 집까지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고 국민의 생명, 신체를 보호해야 하는 경찰의 당연한 임무다.

그러나 문제는 주취자를 보호자에 인계 또는 보호하기 위한 경찰력 낭비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주취자를 상대로 신원을 파악하고 보호자를 찾아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시키기까지는 1시간 이상을 사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주취자를 경찰서 등에 보호하다 돌연사, 자해, 다른 민원인과 경찰관에 대한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해 이로 인한 경찰 책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일선 경찰관들의 주취자 업무처리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이하 ‘응급의료센터’)다. 응급의료센터는 술에 취해 의식을 잃어 보호자를 찾을 수 없거나 경찰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통제가 어려운 주취자를 인계받아 보호해 집까지 무사히 귀가시키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응급의료센터 내에는 전담 경찰관이 배치돼 주취자를 보호하고, 주취자의 소란 행위로부터 의료진이 필요한 의료조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료진은 주취자에게 필요한 의료조치를 안전하게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주취자는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조치·보호를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구대 경찰관은 본연의 범죄예방 순찰 등의 업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응급의료센터는 2012년 서울을 시작으로 6개 시·도에서 14개소까지 확대·운영 중이지만 현재 서울 6곳, 경기 남부 2곳, 제주 2곳, 대구 1곳, 인천 1곳, 울산 1곳, 충남 1곳 등 시행 10년이 되어감에도 수도권에만 9개소가 편중돼 있다. 경남처럼 아직 1개소도 설치되지 않은 시·도도 존재한다. 여전히 많은 지구대에서 주취자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라는 말이 있듯, 이제 시작이다. 더 많은 경찰들이 응급의료센터의 도움으로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용호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순경

 
박용호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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