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10월, 잊혀지면 안되는 진주의 계절
[의정칼럼]10월, 잊혀지면 안되는 진주의 계절
  • 경남일보
  • 승인 2021.10.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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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진주시의원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시월의 마지막 밤을 /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 우리는 헤어졌지요/…중략…/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 나에게 꿈을 주지만 /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 나를 울려요∼”

해마다 10월이면 라디오를 비롯해 거의 모든 방송매체에서 흘러나오는 불후의 명곡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10월을 대표하는 노래가 잊혀진 계절이라면 10월을 대표하는 축제는 단연 진주시의 ‘개천예술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일 것이다. 그러나 두 축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해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지속, 델타변이 및 돌파감염 확산, 백신접종 상황 등을 고려, ‘사람들이 대거 모이는 축제의 특성상 감염병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판단 끝에 축제 개최 시기를 11월과 12월로 연기 및 분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제 70회 개천예술제는 11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2021 진주남강유등축제는 12월 4일부터 31일까지 28일간, 2021 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은 12월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개최된다. 특히 개천예술제 경연대회는 온라인 무관중으로 실시하며 풍물시장, 음식코너, 체험프로그램 등 관람객 밀집이 예상되는 프로그램은 취소되거나 축소해 안전한 축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진주사람인 필자는 코로나19로 부득이한 사정을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허전한 마음은 여전하다. 진주사람에게 10월은 매우 특별한 계절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진주의 축제 유래를 살펴보면 그 의미는 더욱 짙어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예술제인 개천예술제는 1949년(단기 4282년)에 정부수립의 실질적인 자주독립 1주년을 기리고 예술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제1회 영남예술제로 개최됐다. 이후 1950년 한국전쟁과 1979년 10.26사태, 지난해 코로나19 전염병 확산 등으로 취소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어떤 어려움에도 그 맥을 이어온 국내 최대·최고의 예술제이다. 1959년에는 영남예술제에서 개천예술제로 명칭을 바꿔 개최됐으며, 1964년부터 1968년까지는 국가원수가 개제식에 참석하는 최초의 예술제였다. 개천예술제는 그 동안에 전통 예술 경연을 통해 우리의 예술문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으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에 기원을 두고 있다. 임진년(1592) 10월,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을 비롯한 3800여 명의 수성군과 진주성을 침공한 2만여 명의 왜군이 벌인 제1차 진주성전투는 6일간 이어졌으며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진주성 수성군이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남강에 유등을 띄워,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전술로, 한편으로는 성 밖의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사용했다. 또한 계사년(1593) 6월, 제2차 진주성전투에서는 오로지 구국의 일념으로 왜군과 항전한 7만명의 민·관·군이 순국하면서 진주성은 임진왜란 국난극복의 현장이 된다.

진주사람들은 임진·계사년 국난극복에 몸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남강에 유등을 띄웠고, 이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대한민국 글로벌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로 자리잡게 됐다. 이렇듯 진주시민에게 10월은 축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로 그 의미가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시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10월은 잊혀져선 안되는 진주의 계절, 진주시민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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