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대장동을 보며 경남 제조업 미래를 다시 생각하다
[경일시론]대장동을 보며 경남 제조업 미래를 다시 생각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10.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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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
10여 년 전부터 필자는 IT중심 4차산업혁명의 지식기반사회가 심화되면 지식의 남방한계선을 경기도 판교 정도로 단언한 바 있고, 이에 대한 경남도의 특단의 대책을 제시하고 또한 주문도 했다. 판교는 지금 전 국민의 관심사이자 최대의 미스터리인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의 일부이다. 지식기반사회란 사람의 두뇌에서 발상하여 탄생하는 새로운 기술군들에 의해 영위되는 사회를 말한다. 첨단신기술들은 지식에서 창출된다. 기술을 창안하고 개발하여 신제품을 만드는 몫은 결국 사람인데, 그들 지식인들은 서울을 벗어나기를 무척 꺼리면서 자동차 이동거리를 대략 1시간 정도를 인내하고 감내할 것으로 간주하였다. 당시의 수도권 교통망과 사회상 및 상당한 시간이 흐른 지금의 그것들의 전망치는 크게 오차가 없었고, 그런 와중에 지식인들이 내려올 수 있는 임계점인 판교에는 신도시 조성과 함께 판교 제1, 제2 테크노밸리가 들어섰다. 밸리에서 약 5㎞ 남단에 현재 치부와 논란의 중심인 ‘대장동지구’도 조성된다.

판교IT 내지 지식산업지구는 우리나라 지식기반의 가장 큰 거점이자 핵이다. 제1테크노밸리에는 SK, NHN, 넥슨, 카카오, NC소프트, 네이버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의 R&D, 데이터센터,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이 들어서 있다. 그보다 뒤에 조성된 제2테크노밸리에는 CJ헬스케어, 코오롱, 삼성IT세어드센터, 배민, 우아한 형제들, KT, MOTREX, 만도 등의 입점으로 지식기반사회의 4대 T-자매들인 IT, BT, CT, NT의 중핵클러스터를 형성해가고 있다. 10년도 채 되지 않은 두 밸리는 기술혁신, 국제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금도 무섭게 달리고 있다. IT중심사회 이전인 산업화사회에서는 대전의 대덕과 유성에 국공립 및 민간기업 연구소들로 집적된 연구단지가 기술개발의 산실로 기초연구를 비롯한 연구개발에 치중하였다. 하지만 그곳에서 개발된 기술들의 기업이전과 사업화 속도는 잰걸음 수준이었고 특히 IT기술의 개발과 집적, 이전과 접목(융합)이 거의 이루어지질 못했다. 원인은 IT브레인들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경남은 IT중심이 되던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성장의 주역으로서 줄곧 도전자적인 자세를 취해왔으며, 소재, 부품, 기술, 사람, 기반, 비즈니스, 협업 등 집적화된 기계산업의 가장 성공적인 클러스터로서 세계인들도 더러 인정했던 터였다. 하지만 IT기술기반의 부재와 이로 인한 전통기계업종에 IT융복합에 의한 고부가가치화전략의 등한시와 실패는 경남산업경제를 끝 모를 추락세로 내몰리게 했다. 많은 기업들은 신소재, 신기술, 신제품, 신시장에 대한 무한도전으로 힘겹게 버티며 노력 중이나 상당수는 정부와 재단 등의 기술개발기금과 정책에 의존하는 수동형으로 한계상황에 치닫고 있다. 스마트공장 조성은 인재와 확산노력의 결여로 공장자동화 수준이라는 아우성도 들린다. 김해에 조성된 KT-소프트뱅크(일본기업, 손정의)나 NHN의 데이터센터들도 낮은 비용에 공급이 안정된 전력기반에 기댄 채 제어와 관리수준으로 무늬만 데이터센터이지, 당초 기대했던 인재와 지식집적으로 연구개발과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의한 지역발전과는 괴리가 크다.

대학과 국공립연구소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개발된 첨단기술의 기업이전과 사업화 촉진을 목적으로 한 연구개발특구는 진주, 김해, 창원에 각각 조성, 가동 중이나 사람과 기술부재로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는 거리가 한참 멀다. 대장동 판교처럼 경남도 IT기반 강화를 통한 특단의 대책과 전략을 지금이라도 세워 추진해야만 되는 이유들이다. 그래야만 지식기반이 심화된 10년 후에도 기업과 제조업과 경상남도의 존립을 담보할 수가 있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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