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월아산 숲속의 진주’ 국가정원 지정에 힘 모아야
[경일포럼]‘월아산 숲속의 진주’ 국가정원 지정에 힘 모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11.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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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쓴 책 ‘월든’에 이런 말이 나온다. ‘문명인이란 보다 경험이 많고 보다 현명해진 야만인일 따름’이라고. 이 말에는 포리스토피아란 말이 숨어 있다. 포리스토피아를 위해서는 숲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들이 인간과 그 숲에 생존하는 모든 동식물의 삶에 가치가 있으며, 또 그 가치가 유한 무한으로 펼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생활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숲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들, 나무를 비롯한 온갖 약초나 산채들 그리고 이용 가능한 온갖 동식물들, 그것들이 지속해서 생산되고 균형을 이루며 적절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말이다. 거기에 첨단과학이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 또 포리스토피아에서는 자연의 정신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천연 학습장에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이 정비되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살되 행동이 자연스럽지 않다면 그것처럼 모순된 삶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교육은 현대적이면서도 그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인성, 바로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정신을 심어 줄 수 있는 교육, 그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또 그대로 살 수 있다면 태어나면서부터 그러한 교육을 받은 사람은 결단코 자연에 메스를 들이대거나 자연에 핵폭탄을 쏟아붓지는 않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숲과의 교감을 가지고 숲에서 자라고 숲에서 삶을 영위하고 교육을 받는다면 그것처럼 온전한 삶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포리스토피아를 위해서는 인간의 관점에서 자연을 바라보지 않는, 자연의 기준에서 바라보는 숲을 만드는 것이다. 그 중심에 ‘월아산 숲속의 진주’가 있다. 월아산은 1995년 4월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많은 산림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은 숲이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지원 아래 현재까지 많은 시민의 땀방울과 노력으로 지금의 울창한 숲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이런 회복된 숲에 2010년경부터 월아산을 남부지역의 산림자원 및 경관을 특징으로 하는 차별화된 산림휴양과 레포츠, 치유를 위한 복합 공간 조성을 계획하고, 목재문화체험장을 시작으로 ‘숲속어린이도서관, 자연휴양림, 산림레포츠시설, 치유의숲’ 등 국민에게 보편적인 산림 복지 혜택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업들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더구나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처음으로 도심형 자연휴양림과 산림문화 교육·레저시설을 담은 복합 산림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35만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서부경남을 넘어 온 국민이 사랑하고 자랑할 만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표현하는 순천만국가정원, 태화강국가정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국가정원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다. 주변에 잘 갖추어진 대학과 연구소, 조경수 생산단지 등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우수한 연구 인적자원을 중심으로 한국 고유의 산림자원을 국제적 정원에 도입하도록 연구할 수 있다. 아울러 우수한 식물자원을 보존 및 보급하며, 산림 정원의 역사,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을 교육하고, 자연 자원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국내외 방문자들에게 전시 홍보하는 수목원과 식물원의 역할도 충실히 담당하는 기능도 한다. 이러한 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포리스토피아인 것이다.

‘월아산 국가정원’은 시민사회와의 활발한 소통과 자발적 참여 속에 지역의 오랜 전통문화에서 출발하여 미래로 이어지는 지역 고유의 산림 및 정원 문화가 새롭게 융합되고 확산하여 가는 ‘정원 문화의 종합 플랫폼’이다. 더구나 ‘월아산 국가정원’은 기존 국가정원의 가치를 존중하고 차별화함으로써 산림과 산촌의 한국적 감성과 문화를 담아냄과 동시에 유럽, 북미, 아시아 정원의 최신 트렌드와의 융합과 조화를 통해 국제적 감각을 창출하고 선도하는 진정한 포리스토피아, 21세기 K-정원으로서 차별화된 국가 정체성과 우수성을 표출하는 국가정원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곳에 아름다운 포리스토피아가 있고, 그것이 세계적인 국가정원이 된다면, 그만한 혜택은 우리가 모두 누리게 되는 참살이 행복이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떨치고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국가정원으로 만들어가는데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지역의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박재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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