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기마인물형 뿔잔’ 출토지 모른다고?
국보 ‘기마인물형 뿔잔’ 출토지 모른다고?
  • 박준언
  • 승인 2021.11.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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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미상’ 표기에 뿔난 김해시 항의성 대응 나서
문화재청은 국보 지정시 출토지 ‘김해군 덕산리’ 명확히 밝혀
김해에서 출토돼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275호 ‘기마인물형 토기’의 출토지를 두고 때 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김해시는 이 토기가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인식하고 시청 정문 등 시내 곳곳에 형상물을 설치하고 지역 홍보책자에도 소개해 왔다. 그런데 최근 경주박물측이 전시 중인 이 토기의 안내판에 ‘덕산이라는 지명이 전국에 여러곳이 있기 때문에 정확히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다’고 적힌 것이 발견되면서 김해시가 항의성 대응에 나섰다.

김해시는 국립경주박물관측에 지난 17일 공문을 보내 기마인물형 토기 출토지를 ‘김해시 대동면 덕산리’로 명확히 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토기의 정식문화재명은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으로 문화재청은 지난 1993년 1월 국보로 지정하면서 출토지를 ‘김해군 대동면 덕산리(德山里)’로 명확히 표시했다.

이 토기는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국은 이양선(1916~1999) 박사가 도굴꾼에 의해 반출되려던 것을 안타까워해 고가로 매입한 뒤, 1986년 평생 모은 665점의 유물과 함께 경주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당시 김해에는 문화재를 보관·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기증 때 이 박사는 “토기 매입 때 출토지를 김해 덕산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경주박물관측은 지난 16일 홈페이지 국보·보물 소개란에 기록돼 있던 ‘김해 대동면 출토’ 기록을 ‘출토지 미상’으로 정정했다. 그러나 소장품 검색란에는 18일에도 출토지를 ‘김해군’이라고 여전히 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주박물관측이 토기 반환 요구를 의식해 삭제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05과 2010년 김해향토문화연구소가 토기 반환을 요구한데 이어 2017년에는 김해시의회 차원에서 반환을 요구했다.

경주박물관 담당 학예사는 “김해를 뺀 것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안내판 설명도 지난 2017년부터 전시한 것으로 고의적으로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담당자는 “김해시로부터 공문을 받고 안내판에 ‘김해’를 표시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해시는 12월 중으로 문화관광국장 등 관계자들이 경주박물관을 방문해 다시 한 번 출토지 삭제에 대해 정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 기마인물형토기(높이 23.2㎝, 너비 14.7㎝, 길이 13.1㎝, 바닥직경 9.2㎝)는 5세기에 제작된 가야토기로 말에 앉은 인물이 왼손에는 방패를 오른손에는 창 같은 무기를 들고 있어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목과 가슴을 보호하는 갑옷인 경갑(脛甲)을 갖추고 있어 당시 무기류 연구에 좋은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출토된 기마인물형토기는 김해 1점, 경주 금령총 2점(국보 제91호), 경주 덕천리 1점 등 총 4점으로 이중에서도 김해 토기가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박준언기자



 
김해 대동면 덕산에서 출토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제275호 기마인물형 토기. 사진제공=국립경주박물관
김해시청 입구에 세워져 있는 기마인물형 토기.
국립경주박물관은 18일에도 소장품 검색란에 기마인물형토기 출토지를 ‘김해군’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경주박물관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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