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전원생활
[경일춘추]전원생활
  • 경남일보
  • 승인 2021.11.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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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공부와 직장을 위해 도시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가 어느 순간 삶을 돌아보며 다람쥐 쳇바퀴 같은 세상 속에서 빠져나오는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여유를 찾기 위하여 운동, 여행, 독서 등의 취미활동 외에도 교외에서 자연과 함께 즐기는 전원생활을 꿈꾸게 된다. 텃밭은 중도 퇴직을 하여 막상 출근할 데가 없거나 직장에 다니더라도 일상을 벗어나 마음 편히 가서 흙을 만지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친한 친구나 지인들과 고기도 구워 먹으며 가볍게 술 한잔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세상만사가 그러하듯이 하고 싶은 일도 처음에는 가슴이 뛰고 기대에 부풀어 열심히 하게 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시들하게 된다. 농사도 재미와 취미로 시작하지만 여러 현실적 벽에 부딪히게 되어 그만두기가 쉽다.

먼저 농사가 평소 하지 않던 일이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들다. 밭 갈기, 퇴비 주기, 모종 심기, 농약 치기, 풀 매기, 작물 수확의 과정이 신체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특정 부위가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특히 허리를 굽히고 쪼그려서 하는 일은 조금만 해도 허리가 부러지는 고통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점점 농사를 짓는 것이 싫어지게 된다.

닭이나 개를 키우는 것도 사람을 옭매이게 한다.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하여 거의 매일 가야 하므로 먼 곳으로 여행을 가기가 어렵고 타지에 볼일이 있더라도 빨리 돌아와서 챙겨야 한다. 며칠 굶긴다고 죽지야 않겠지만 살아있는 동물에게 할 짓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가축을 기르는 것도 성가시게 느끼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은 많이 드는데 수입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농사도 많든 적든 간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는 갖추어야 한다. 농막이나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호미, 괭이, 삽 같은 기본 농기구에다 예초기, 관리기, 전기용접기, 전기절단기 등 다양하다. 그 외 모종, 비료, 농약, 비닐 등 재료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투자비는 많이 드는데 막상 시장에 팔기에는 수확량이나 상품성이 모자라므로 주위 사람들에게 공짜로 선심 쓰다 보니 결국 수입은 거의 없게 된다.

부동산 투자 목적이나 가족 생계를 위한 전업농이 아니라면 땅 크기에 욕심부리지 말고 조그만 텃밭에 농막 하나 지어 놓고 간단한 농기구로 몸에 무리 가지 않게 가볍게 땀 흘리며 상추, 배추, 무, 고구마 등 자기 식구 먹을 만큼 짓는 것이 마음 편한 전원생활일 것이다.

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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