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카인의 후예들
[천왕봉]카인의 후예들
  • 경남일보
  • 승인 2021.11.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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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성경에 기술된 대로라면 인류 최초의 농업인은 카인이다. 그의 동생 아벨은 최초의 목축인이 된다. 그들은 첫 산물을 그들의 신 야훼에 제물로 바쳤으나 야훼는 아벨의 제물만 받아들이고 카인의 것은 외면한다. 질투심에 불탄 카인은 아벨을 죽여 인류최초의 살인자가 되어 광야로 추방돼 유리방황하는 신세가 된다.

▶소설가 황순원은 6·25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한 ‘카인의 후예’라는 소설을 통해 국가권력이 폭력으로 사회재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인간관계 파괴와 갈등을 심도있게 묘사했다. 내면에 있는 악마의 근성이 고개를 드는 순간 인간관계는 무너진다는 것을 주인공 박훈과 그의 가문 마름출신 도섭 영감, 오작녀를 통해 그리고 있다.

▶최근 세상을 떠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살아 생전 광주학살을 사과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때마침 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상대진영을 ‘전두환의 후예’라며 그들은 복수혈전에 광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도섭 영감이 지주아들 박훈을 악으로 매도하듯.

▶선악(善惡)의 개념에서 보면 그의 상대후보와 그 집단은 학살자의 후예, 즉 악이다. 야당의 지지자는 악의 편이 되는 셈이다. 같은 논리라면 살인자를 변호한 사람도 악이다. 논리의 비약이 가져온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선거가 과열되면서 갈등과 반목, 상대 비방도 도를 넘고 있다. 황순원이 묘사한 카인의 후예들이다. 표를 얻기위한 갈라치기, 흑백논리가 두렵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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