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코로나로 지샌 2021년
[경일시론]코로나로 지샌 2021년
  • 경남일보
  • 승인 2021.12.02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옥윤 (논설위원)
어느듯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다. 돌이켜보면 코로나19로 맞이해 마감하는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한해였다. 백신이 개발될 때만해도 한시름 놓는 듯 했으나 2회 접종에 부스터 샷이라는 과정이 남아있었고 그것으로도 끝난게 아니라 돌파감염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 전국민의 80% 이상이 백신접종을 마쳐 일상으로의 회복, ‘위드 코로나’라는 정부정책을 발표하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오미크론이라는 신종변이바이러스로 발생지역 사람들을 경계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도 5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삽시간에 전세계에 번져 각국마다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몇차례의 추경으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어 서민경제의 타격을 감싸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해 서민들의 생활은 피폐해졌고 곳곳에서 사회안전망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그런데도 올 내내 모든 국가역량을 쏟아 최우선으로 집중했던 방역은 ‘모범국’이라는 정부의 자랑을 비웃듯 감염자 5000명 돌파라는 비관적 현실에 부딪쳐 연말을 어둡게 하고 있다. 병상이 모자라 자가치료라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그 부작용도 만만찮다. 환자수용이 한계점에 도달했고 의료진의 피로감은 극에 이르러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1일 환자 5000명을 따라잡지 못하는 팬데믹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대선을 앞둔 정가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불안과 민생은 안중에도 없는 듯 정쟁에만 매몰되어 뒷북만 치고 있다. 정권 말기 정부의 장악력과 추진력도 예년같지 않아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불안하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공들여 쌓은 치적이 한꺼번에 코로나에 묻힌 채 정권을 이양해야 할 판이다.

어수선한 연말이다. 백신과 치료약이 바이러스의 변이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현상에 지구촌은 맥을 못추고 그로 인해 증시가 흔들리고 금리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집값과 연동된 부동산의 불안정도 큰 불안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학계에선 코로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매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아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백신개발이 무섭게 변이를 거듭하게 되고 또다시 신종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악순환을 염려하는 것이다.

그보다 주목해야 할 상황은 야생의 동물과 가축, 반려동물들이 사람으로부터 코로나에 감염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선 야생 밍크가 감염되는 등 이미 50종의 동물이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있다. 고릴라, 호랑이, 물소뿔사슴, 개, 고양이 등 미국과 스페인, 호주 등의 동물원에서도 구멍이 뚫렸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람을 통한 감염이다.

특히 포유류를 주목한다. 국내에서도 반려고양이가 감염된 사례가 있다. 야생에서 시작해 사람에게로, 사람이 다시 동물을 감염시키고 동물은 또다시 사람에게 코로나를 옮기는 악순환을 염려하는 것이다. 아직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감염루트가 불분명한 환자가 양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동물이 병원균 저수지가 된다는 끔찍한 현실이다. 동물도 백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는 반려동물과 가축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가 절실하다. 출생에서 분양, 질병과 사망까지를 빈틈없이 추적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후처방이 아니라 예방적 관리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는 눈앞의 권력과 정쟁에만 매몰되어 정작 해야할 일을 하지않는 정치에 대한 경종이다. 백신개발과 치료약을 외국에만 의존해 고통을 겪은 지난 시절을 당연시하고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우리의 국민들이 너무 불쌍하다.


또 한해가 저문다. 그렇다고 다가오는 새해가 희망차지만은 않다. 코로나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진주에선 유등축제와 드라마 페스티벌 등 겨울축제가 열린다. 즐겁고 풍성해야 할 축제지만 방역패스가 가로막고 있다. 우리의 긴장과 수칙준수, 방역패스가 축제성공의 관건인 것을 어쩌랴. 변옥윤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