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푸른 하늘을 만드는 씨줄과 날줄
[기고]푸른 하늘을 만드는 씨줄과 날줄
  • 경남일보
  • 승인 2021.12.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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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이호중


 

인디언의 달력은 특별하다. 인디언은 풍경의 변화에 따라 시간의 흐름을 나누고 풍경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담아 달력을 만들기 때문이다. 인디언은 12월을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달’, ‘늑대가 달리는 달’로 부른다. 새해를 기다리는 눈 덮인 12월의 쾌청함을 표현한 것이다. 눈 덮인 12월의 아름다움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쾌청한 12월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겨울철(12월~3월)은 고기압으로 대기가 정체되고 서풍 계열의 바람이 자주 불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다. 실제 부·울·경 지역의 최근 5년간 겨울철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5.42㎍/㎥으로 연평균농도 21.62㎍/㎥ 보다 17% 이상 높았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미세먼지가 불청객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초미세먼지는 폐뿐만 아니라 혈관, 뇌까지 침투하여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는 크게 줄었다. 계절관리제 시행 전(2016년 12월~2019년 3월) 부·울·경 지역의 겨울철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6.2㎍/㎥이나, 계절관리제 시행 후(2019년 12월~2021년 3월)에는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19.4㎍/㎥으로 줄었다. 최근에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부쩍 늘어난 이유다. 이러한 푸른 하늘은 계절관리제 등 정부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의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다. 푸른 하늘은 언제든 잿빛 하늘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늘어나고,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에서 대기정체 현상이 심화될 경우 미세먼지는 언제든지 기승부릴 수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통해 강도 높은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국민이 푸른 하늘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통해 부문별 미세먼지 발생을 적극 저감할 계획이다. 산업 부문에서는 협약 체결, 협약 이행 점검 등을 통해 사업장 자발적 감축을 확대하고 이동차량, 드론, 광학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불법 배출 의심 사업장을 집중감시 한다. 발전·항만 부문의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정지 및 발전량 상한제약을 독려하고 IoT 측정망을 활용해 항만의 미세먼지 모니터링 자료를 공유한다. 수송 부문에서는 DPF 부착차량 운영실태 합동점검, 사업장의 노후 건설기계 사용 제한 이행 여부 집중점검 등을 통해 운행차의 배출가스 발생을 저감한다. 생활 부문에서는 건설공사장 관리를 강화해 공사장 비산먼지 저감하고 집중 수거의 날 운영, 순찰 강화 등을 통해 농촌 영농폐기물 불법소각으로 인한 미세먼지 배출을 방지한다.

푸른 하늘을 직조하는 씨줄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이라면 날줄은 ‘국민 참여’다. 국민 모두 ‘미세먼지 피해자이자 해결사’라는 마음으로 일상 속 작은 실천할 때 하늘은 더욱 푸르러질 수 있다. 대중교통 및 친환경제품 이용, 장바구니 사용으로 일회용품 사용 자제, 물과 에너지 절약, 적정 실내온도 유지 등은 모두 푸른 하늘을 만드는 한 축이다.

“외나무가 되려거든 혼자서고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푸른 숲처럼 푸른 하늘도 정부 정책과 국민 참여가 씨줄과 날줄로 엮일 때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속담이 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우리 모두 푸른 하늘을 만드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지금 바로 시작하자.

이호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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