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 최고 권위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되는 ‘K단어’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 최고 권위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되는 ‘K단어’
  • 경남일보
  • 승인 2021.12.06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전이란 단어를 사전적으로 개념 정의를 하자면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사전은 낱말의 뜻을 서술하거나, 도표와 함께 모아 놓기도 하고, 또는 어떤 낱말과 대응하는 다른 나라말의 낱말을 가나다 순서대로 배열해놓기도 한다. 사전의 분류는 어학사전과 백과사전, 일반사전과 특수사전, 그리고 정의식 사전과 기술식 사전으로 나눈다. 어학사전(dictionary-말모이)과 백과사전(百科事典, encyclopedia)으로 나눌 때, 이 둘 사이에는 단어에 대한 설명을 담는 책이라는 공통점과 언어학적인 접근을 하느냐 마느냐라는 차이점이 있다.

인류역사 상 발견된 가장 오랜 사전은 기원전 2300년경 쓰인 아카드 제국의 쐐기문자 조각으로, 수메르어와 아카드어의 대역쌍 목록이다. 근대 유럽의 사전들은 이중 언어 사전으로 시작했는데, 1502년에 나온 언어학자이자 수사인 암브로조 깔레피노(Ambrogio Calepino)의 코르누코파이아(Cornucopia)가 그것이다. 1755년에 편찬되어 나온 사뮤엘 존슨(Samuel Johnson)의 영어사전(A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은 영어사전의 역사에서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이전까지의 사전은 대부분 유사 어휘들을 분류해서 기술하는, 방식이었는데 존슨은 그 모든 어휘를 예외 없이 알파벳순으로 나열하여 첫 번째 근대적인 사전을 완성하였다.

오늘날 세계 최대, 최고 권위의 사전으로 평가받는 사전은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OED)으로, 40만 개가 넘는 단어들을 수록하고 있다. 1857년에 편찬이 시작된 뒤 1928년 초판 완성까지 71년이 걸렸고, 이 작업에 동원된 언어학자만 1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옥스퍼드 사전 편찬 책임자로서 평생을 헌신한 사람은 제임스 머리(James Murray:1879-1915) 교수이다. 빅토리아 여왕 치하의 대영제국은 이른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에 걸맞은 세계 공용 영어의 필요성을 느껴서 사전편찬이 시작된 것이었다.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야심차게 기획한 새 사전의 편찬 방침은 1150년 이후의 영어를 모두 수록하고, 단어의 형태, 철자, 의미의 변천을 예문과 함께 상세하게 기술하는 것이었다. 애초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70년이 넘도록 작업이 진행되었다. 1928년 초판이 나온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총 12권에 41만4825개 어휘를 정의했고 182만 7306개 인용문이 사용됐다. 전체 활자의 길이는 285㎞에 달했는데, 인쇄 기술 발명 이래 가장 기념비적 저작으로 평가받는다. OED는 11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영어권에서 사용돼온 단어 60만 여개를 수록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되는 이 사전에는 주로 영국을 비롯하여 영어권 지역, 이를테면 북미와 남아프리카, 호주와 뉴질랜드, 카라이브 지역으로부터 온 단어들을 담는다. 그런데 매년 언론에서는 ‘옥스퍼드 사전에는 이런 신조어가 새로 등재되었다’는 기사들이 실리고 있다. 근래에 새롭게 실린 단어들의 사례로 브렉시트(brexit), 제3의 성(third gender)처럼 정치?사회적 변화를 담거나 코로나19 시대 풍습을 반영한 팔꿈치 인사(elbow bump) 등을 들 수 있다.

그러한 옥스퍼드사전에 우리말이 처음 등재된 것은 1976년으로 ‘김치(kimchi)’ ‘막걸리(makkoli)’ 등이 실렸다. 이를 비롯해 45년 동안 총 20개의 단어가 실렸는데, 올해는 무려 26개의 단어가 한꺼번에 등재됐다. 특히 한국 음식 종류를 일컫는 단어가 많이 추가됐다. banchan(반찬), bulgogi(불고기), kimbap(김밥), 잡채(japchae), 한복(hanbok), hallyu(한류), K-drama(K-드라마), manhwa(만화), mukbang(먹방), ‘치맥(chimaek)’ ‘daebak(대박)’, ‘noona(누나)’, ‘oppa(오빠)’, ‘unni(언니)’가 실렸는가 하면 한국식 영어표현인 ‘콩글리시(Konglish)’와 ‘PC방(PC bang)’, ‘skinship(스킨십)’과 ‘fighting(파이팅)’도 포함됐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