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한국 맛을 살려내는 프랑스 셰프 삐에르 상 부와예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한국 맛을 살려내는 프랑스 셰프 삐에르 상 부와예
  • 경남일보
  • 승인 2021.12.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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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르 상 부와예(Pierre Sang Boyer)는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7세 때 프랑스 가정에 입양되어 오뜨 루와르(Haute-Loire) 지역의 랑트리악(Lantriac)에서 성장했다. 그의 본명은 김상만이었으나 Boyer가문에서 상이라는 이름 한 글자를 살리고 삐에르라는 프랑스 이름을 붙인 삐에르 상이라 불리게 되었다. 요식업 관련 실업계 고등학교를 마치고, 몽펠리에에 있는 대학에서 요리와 호텔 경영학을 공부했다. 그 후 미식의 도시인 리용(Lyon) 지역에서 요리과정을 이수했다. 2003년엔 런던 식당 ‘클럽 갸스꽁(Club Gascon)’에서 일하기도 했다. 2004년 입양 뒤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와 이태원 프랑스 식당 ‘르 쌩떽스(Le Saint-Ex)’에서 5개월 정도 일했다. 이 기간에  한국의 맛을 배웠고, 한국 여인을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그리고 그는 2011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Top Chef’ 프랑스 시즌 2 경연대회에 출전하여 결승에까지 오를 정도로 요리 솜씨를 인정받게 되었다.


삐에르 상은 2012년 빠리 11구에 ‘삐에르 상 인 오베르꺔쁘(Pierre Sang in Oberkampf)’라는 레스토랑을, 2014년엔 그 인근에 ‘삐에르 상 온 걈베(Pierre Sang on Gambey)’를 열었고, 2017년에는 삐에르 상 시그니쳐(Pierre Sang Signature)라는 세 번째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같은 해에 전통 한국 음식인 비빔밥을 테이크아웃으로 또는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삐에르 상 익스프레스(Pierre Sang Express)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식당은 미국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도 소개되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빠리의 ‘비스트로노미(Bistronomie)’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한 바 있다. 비스트로노미란 격식 없이 음식을 즐기는 식당이라는 의미의 ‘비스트로(Bistro)’와 미식(美食)을 뜻하는 ‘가스트로노미(Gastronomie)’의 합성어다.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캐주얼하지만 음식만큼은 최고급 식당 못지않은 품격을 갖추고 있다. 젊고 창의적인 셰프들이 만들어 내는 이른바 ‘누벨 뀌이진(nouvelle cuisine)’ 즉 새로운 스타일의 프랑스 요리다. 그의 레스토랑을 찾는 단골 고객들 중에는 이른바 셀럽들이 많다고 한다. ‘미쉘랭 가이드(Guide MICHELIN)’의 별 세 개를 자랑하는 프랑스 요리사 알랭 뒤까스(Alain Ducasse), 조엘 로부숑, 프랑스의 유명한 여배우이자 감독인 쥴리 가예(Julie Gayet),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와 화가 무라카미 다카시 등이 있고, 세계 정상급 제과제빵 장인-파티시에이자 초콜릿 장인인 삐에르 에르메도 그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삐에르 상의 팬’임을 자처한다. 


한국의 맛을 살리기 위해 한국인 요리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의 타고난 요리 솜씨에 최근 들어 세계화 되고 있는 K-열풍이 어우러져 프랑스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국 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주최로 열린 ‘문화소통포럼 2016’에 참석한 그는 ‘국가대표 셰프 원정대’라는 TV 프로그램에 프랑스 셰프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국내에도 꽤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매년 한국에 있는 처갓집을 방문하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을 돌면서 한국의 맛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한국에서도 식당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요리를 통하여 프랑스와 한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가 하면, 자신의 요리는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자신의 요리 스타일은 한국적인 맛을 근거로 하고 있음을 밝혔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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