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의 건강이야기]어지러운 세상 '철' 좀 드세요
[김현식의 건강이야기]어지러운 세상 '철' 좀 드세요
  • 경남일보
  • 승인 2021.12.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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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바로마디 정형외과내과 의원 원장·내과 전문의)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어지럽거나 휘청거리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혹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이후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한두 번 정도에 그치고 이내 다시 반복되지 않으면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만약 자주 반복된다면 뇌혈관질환, 귀의 평형기관 이상과 함께 빈혈의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오늘은 빈혈 중 빈도가 가장 많은 철결핍성 빈혈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빈혈은 일반적으로 피가 정상에 비하여 부족한 경우를 의미하며 의학적으로는 혈색소 (hemoglobin, Hb)의 농도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이다. 성별과 나이에 따라서 조금 다른 기준치를 가지는데 성인남성 13g/dL, 성인여성 12g/dL, 임산부 11g/dL 보다 낮은 경우 빈혈로 진단이 가능하다.

헤모글로빈 즉 혈색소는 혈액속의 적혈구의 중요한 구성 단백질이다. 혈색소는 산소와 결합하여 우리 몸 구석구석에 산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혈색소가 부족하여 조직세포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 되지 않으면 어지러움, 만성피로, 호흡곤란, 이명, 두통, 불면증, 팔다리 부종, 신경과민 등과 같은 아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정도가 심하거나 오랜 기간 지속되면 심장비대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몸에서 필요로 하는 철분의 요구량이 증가하는 경우이다. 철분은 혈색소의 생성뿐만이 아니라 피부, 장기, 뼈, 근육 등의 중요한 구성성분이다. 따라서 미숙아, 영아, 성장기의 청소년, 임산부와 같이 일 생중 철분의 필요량이 증가하는 시기에 음식을 통하여 충분한 양의 철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철결핍 빈혈이 발생하기가 쉽다.

두 번째, 철분의 소실로 인한 경우이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서 생리량이나 기간의 증가로 실혈되는 양이 많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치질, 간경변에 의한 식도정맥류 출혈, 소화기 종양 등의 사유로 위장관의 급성, 만성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철결핍성 빈혈로 진단된 경우에는 반드시 위장관 출혈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여 위내시경, 분변잠혈검사가 반드시 필요하고 분변잠혈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된다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요한다.

세 번째, 철분의 섭취 부족에 따른 경우이다. 과도한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한 음식물 섭취 부족과 극단적 채식주의로 인한 철분이 부족한 식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네 번째, 철분 흡수의 부족에 따른 경우이다. 음식물 속에 들어있는 철분은 소장 특히 십이지장을 통하여 흡수되는데 위, 십이지장을 포함한 수술-위절제술-을 받은 경우와 위의 헬리코박터균 감염, 만성설사, 장결핵과 같은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하여 비교적 쉽게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빈혈을 초래한 원인을 찾는 것이다. 나이, 성별, 폐경 유무를 고려하여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분변잠혈검사 와 복부초음파 등의 검사가 추가로 요구된다.

치료는 경구용 철분제, 정맥용 철분제, 수혈 및 식이요법 등을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경구용 철분제의 복용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철분제는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흡수에 유리한 점이 있으나 소화불량, 변비, 복통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식후에 철분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하겠다. 철분제를 매일 꾸준히 복용하게 되면 약 2달 정도면 정상범위의 혈색소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 혈색소가 정상으로 회복된 이후에도 최소 6개월 정도는 계속 복용하여 페리틴이라고 하는 체내의 저장철의 농도를 충분히 상승시키면 빈혈의 재발을 줄일 수 있다.

경구용 철분제로 인한 부작용이 있거나 임산부, 출혈의 예상되는 수술을 앞두고 있는 경우와 같이 빠른 빈혈 교정이 필요한 경우라면 정맥 주사용 철분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주사제는 고용량의 철분제를 짧은 시간에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철분이 많은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소고기, 돼지고기, 계란, 짙은 녹색의 잎채소, 견과류, 해조류 등과 같이 매우 다양한 음식이 있다. 따라서 무리한 다이어트, 특정의 음식을 고집하거나 편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심한 정도의 철결핍성빈혈이 아니라면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 없이 없다보니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심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철결핍성빈혈은 치료가 필요한 중요한 질환이며 유발요인이 되는 질환들 역시 임상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 확인 없이 그냥 지내거나 쉽게 자가로 철분제만 복용하고 지낸다면 자칫 중요한 질환의 진단 시기를 놓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김현식 (바로마디 정형외과내과 의원 원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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