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가야기마인물형토기' 논란 멈춰야
[기자의 시각]‘가야기마인물형토기' 논란 멈춰야
  • 박준언
  • 승인 2021.12.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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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275호 가야기마인물형토기 출토지를 두고 논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 가야기마인물형토기을 소유전시하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이 출토지를 ‘김해 덕산’으로 표기했다가 몇 년 전부터 ‘출토지 미상’으로 정정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들이 최근 경주박물관을 항의 방문해 ‘김해 덕산’ 표기 재정정을 요구했다. 이뿐 아니라 시민단체와 의회 차원에서는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높이 23.2㎝, 폭 14.7㎝ 크기인 이 토기는 말 위에 앉아 있는 무사가 투구와 갑옷을 입고 양손에는 창과 방패를 들고 뒤쪽에는 뿔모양의 잔이 세워져 있다. 실물이 전하지 않는 방패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가야의 말갖춤(馬具)과 무기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3년 국보로 지정됐다. 이 국보에 대해 전해오는 뒷이야기를 살펴보자. 도굴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토기는 1970년대 대구 고미술품 매장에서 처음 알려졌다. 그러나 1500년이 훨씬 넘는 오랜 세월을 잠들었다 나온 것이라고 하기에는 보존상태가 너무 깨끗하고 색상도 회백색이 아닌 황갈색을 띄고 있어 당시 업계에서는 ‘가짜’라는 의견이 많았다. 매입자가 없어 이곳저곳 떠돌던 이 토기는 서울의 한 수집가가 인수한 것을 당시 문화재 수집가이자 의학박사인 이양선 선생이 아끼던 도자기를 주고 바꾸었다. 이 박사는 자신이 평생 모은 666점을 국립경주박물관에 기증하면서 ‘박물관을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면서 “기마인물상은 ‘김해 덕산’에서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것이 ‘김해’ 출토지의 근거다. 이 토기는 국보로 지정될 당시에도 학자들 사이에 ‘진품’, ‘가품’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어 지정이 늦었다. 국내에서 출토된 기마인물형토기는 김해1점, 경주 금령총 2점(국보 제91호), 경주 덕천리 1점 등 총 4점이다. 경주 출토 3점 중 2점은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국보로 지정됐지만 나머지 1점은 훼손이 심해 국보 지정을 받지 못했다. 이에 비해 김해 출토품은 상태가 너무 완벽히 보존돼 있어 논란에도 국보로 지정됐다.

지금 김해에서 일고 있는 ‘반환’ 요구는 명분도 없고 기증자의 의사에도 반해 보인다. 30년전보다 과학 기술이 발전해 이 국보의 진품 가품을 확인하기는 더 수월하겠지만 지금의 논란은 그것이 아닌 만큼 현실을 적시해야 한다. 반환 요구로 논란을 키우기보다는 출토지의 정확한 명기와 함께 일정기간 대여를 통해 김해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이 현실성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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