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바이러스 단상
[교단에서]바이러스 단상
  • 경남일보
  • 승인 2022.01.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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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시인, 교사)
 



겨울 방학식을 하기까지 늘 노심초사(勞心焦思)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혹시나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염려하며 핸드폰 알림을 찾아보곤 하였다. 12월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주변 학교의 코로나19 감염 확진에 관한 소식들이 들려 오기 시작했다. 등교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였다. 컴퓨터나 기기 다루기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교 1학년의 특성상 맞벌이 부모의 경우 원격수업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코로나 확진 결과는 상황을 가려주지 않기 때문에 한밤의 결과는 당장 내일부터 원격수업의 시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늪을 조심조심 건너온 한 해가 또 지나갔다. 일련의 추이를 지켜보면 여름보다 상대적으로 추운 겨울에 학교라는 단체 생활에서 바이러스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더 긴 시간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에 또 다른 바이러스가 인류의 목숨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게 된다. 그렇다면 2022년을 시작하면서 바이러스에 관한 생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방역과 손 씻기, 거리두기 등 외부 환경에서 바이러스를 차단해 보려는 의지가 가득했던 한 해를 보냈다면 2022년은 바이러스에 강한 신체 만들기에 주력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학교는 외부 환경적 방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교육과 바이러스를 이겨 내는 신체 능력 기르기로 내적인 힘을 기르는 교육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한 해 동안 함께 하였던 아이들을 지켜보면 소수의 아이는 코로나19 유사 증상으로 등교하지 못하는 일수가 상대적으로 잦다. 바이러스에 약한 신체 기능을 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아닌 감기라는 이유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감기가 아닌 기타 바이러스에도 취약할지 모른다. 반면에 이 와중에도 끝까지 별 탈 없이 등교하였던 학생들도 많다. 같은 장소 같은 환경에 있었는데 누구는 감염되었고 누구는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단지 천운으로 돌릴 수 있을까? 다행히도 겨울방학을 맞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있지만 언제든 되풀이될 상황이다. 겨울방학으로 가정에서 보호받고 있는 아이들이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기상처럼 튼튼하게 체력을 길렀으면 좋겠다.

허미선 시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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