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란 판매자가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판매자들의 상품이나 서비스로부터 분명하게 구별 짓기 위한 이름이나 용어, 디자인, 상징 또는 기타 다른 요소들을 말한다.’ 미국 마케팅 협회(AMA)가 제시하는 브랜드의 개념이다. 광고 전문가 스티븐 킹(Stephen King)은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물건인데 반해 브랜드는 소비자에 의해 구매되는 어떤 것이다. 제품은 경쟁회사가 복제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유일무이하다. 제품은 쉽사리 시대에 뒤떨어질 수 있지만 성공적인 브랜드는 영원하다’고 말한 바 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브랜드의 철학을 특정 기간 동안에 특정 타겟에게 공격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브랜드 캠페인’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고객들에게 상품의 독특성을 강렬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나아가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전개하는 광고 캠페인인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는 뛰어난 브랜드 캠페인으로 만들어진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지난 2015년에 우주비행사인 아빠를 그리워하는 딸의 마음을 초대형 메시지에 담아낸 ‘메시지 투 스페이스(A Message to Space: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첫 번째 대형 글로벌 캠페인을 벌인데 이어, 지난 2017년 4월 20일에 공개한 영상 ‘Shackleton’s Return(탐험가 섀클턴, 남극 횡단 100년의 꿈을 이루다)’을 통해 두 번째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펼쳤다. 이 영상은 유튜브 1억뷰를 돌파하며 전 세계 자동차 캠페인 가운데 역대 조회 수 1위를 기록하였다. 이 캠페인은 영국의 대표적인 남극 탐험가인 어니스트 섀클턴(Sir. Ernest Shackleton:1874~1922)의 외증손자 패트릭 버겔(Patrick Bergel)이 싼타페 차량을 타고 남극 횡단에 성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현대차 싼타페는 양산차 최초로 남극 횡단에 성공한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 남극을 횡단한 싼타페는 5인승 싼타페 4WD 2.2 디젤 모델이었다. 남극은 최악의 경우 영하 28도까지 내려가는 극지다. 과거에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악틱 하이럭스(Arctic Hilux)가 남극 횡단에 성공한 바 있지만, 이 차량은 1968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토요타의 픽업트럭(하이럭스)을 아이슬란드 악틱트럭(Arctic Trucks) 사가 개조한 특수차량으로,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차량은 아니었다. 이번 남극 횡단에 이용된 싼타페 차량은 횡단을 위해 순정 차량에 몇 가지 튜닝이 이뤄졌다. 일단 17인치 타이어를 38인치 타이어로 교체했다. 타이어가 클수록 타이어와 지면에 접하는 면적이 넓어지는데, 빙판에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눈 쌓인 비포장 길에서 주행하기 편리하도록 지면과 차체 사이의 지상고를 높였다. 지상고를 높이면 차량 무게중심이 상승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서스펜션과 기어 비를 일부 조정했다. 또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더라도 시동을 켤 수 있도록 미리 주요 차량 부위를 가열하는 프리히터(preheater)를 설치하고, 항공유는 기온이 하락하더라도 최소 영하 40도까지는 얼어붙지 않기 때문에 디젤유 대신 주유소가 없는 남극 특성상 용량을 대폭 늘린 항공유 전용 연료 탱크도 장착했다. 현대차는 이번 프로젝트에 사용된 탐험 차량을 포함한 3대의 싼타페 차량을 장보고과학기지에 연구 활동 목적으로 기증했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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