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행정실 업무갈등 새해에도 물러섬 없는 대치
교사-행정실 업무갈등 새해에도 물러섬 없는 대치
  • 임명진
  • 승인 2022.01.05 17:57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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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법제처에 유권해석 질의했지만 ‘반려’
경남전교조·경남교육노조, 서명운동·집회 준비
일선 학교에서 위생관리 업무 분장을 놓고 심화되고 있는 교직원간의 갈등이 새해에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5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연말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질의한 결과 최근 ’반려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은 위드 코로나 시국에 일선 학교마다 보건업무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자, 지난해 11월께 △학교보건법과 시행령이 상충되는 지, △보건교사의 직무에 학교 환경위생관리업무가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향후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법제처는 ‘법령과 시행령이 상충된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며 법령 해석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보건교사의 직무에 학교 환경위생관리업무가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다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 때문에 법령의 의미에 대해서만 판단하는 대상으로 볼 수 없다’며 모두 반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법제처의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박종훈 교육감도 지난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큰 방향성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미 경남교육청 정문 앞과 대로변에는 지난 달부터 전교조 경남지부와 경남교육청공무원노조가 서로의 입장을 담은 수십여 개의 현수막을 내걸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남교육청공무원노조는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교원의 직·간접적인 업무를 전가하지 말라는 서명운동을 벌여 3279명이 동참했다. 또한 교원들의 업무거부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빠르면 이달 중으로 대규모 조합원 집회를 준비 중이다.

진영민 위원장은 “규정대로 진행하면 될 텐데, 교육청이 자꾸 학교의 교장에게만 이 문제를 넘기고 있다”면서 “무슨 일만 생기면 센터, 지역청으로 업무를 넘기는데 학교가 건강이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학생들 곁에서 지켜줘야 하는데 정작 지역청에 보건교사가 아닌 일반직 공무원들만 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물탱크 청소, 석면관리 등의 업무는 시설에 해당되는 내용”이며 “각종 시설관리 업무, 방역 보조인력 채용과 수당지급 등의 회계업무를 보건교사나 보건업무를 맡은 교사가 맡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앞서 전국 최초로 오는 3월부터는 한발 더 나아가 교사의 업무와 관련 없는 각종 인사 업무, 시설관리 업무, 수당 및 회계업무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김지성 정책실장은 “교사들의 업무는 법령에 의해서 명확히 해야 한다. 회계나 계약 체결, 수당 지급하는 업무는 전문성을 지닌 회계 관련 공무원들의 일”이라면서 “도교육청이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이달 중으로 농성에 들어갈 수 있다. 법제처에 교사의 업무범위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경남교육청은 일선학교의 보건업무를 일부 지역교육청으로 넘겨 학교의 업무총량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경남교육청 정문 앞에 내걸린 현수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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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부모 2022-01-06 06:55:28
학교보건법 시행령은 보건교사의 직무를 '학교 환경위생의 유지ㆍ관리 및 개선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사는 가르치는 일이 본연의 업무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한다. 경남교육청은 시행령을 법제처에 질의하는 해프닝이 있었고, 지원청에 보건교사를 배치하지 않고 일반직을 증원했다. 교사가 울면 지원청에 업무를 넘겨버리고, 부족한 인력에 막중한 업무를 담당하는 지방공무원만 희생하라고 한다.

교육계가 큰일이다. 학원과 공교육이 다른 것이 무엇인가? 방학이면 학교는 행정실 지방공무원만 덩그러니 남아 학기보다 더 바쁜 일상을 보낸다. 이 분들이 지방공무원 노동자다.

무엇이 그리 바쁘고, 품의 정도를 '회계'로 부풀리는가. 존재감만 뽐내고 싶은 교육계 업무 풍토가 심각한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교사 내부의 업무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 이를 행정실이나 지원청으로 떠넘기려는게 문제다.

오랜기간 들어온 교원업무경감, 교원업무제로화...

학생 안전과 건강,

공주 2022-01-06 06:16:17
품의를 올리는건 회계업무가 아닙니다

보건도교산가 2022-01-06 07:56:38
보건교사 연간수업시수17시간
한달두시간도 안되는수업..성교육 양성평등 솔직히 외부강사가 훨씬 수업질이높죠
근데 본연의 환경위생업무 못하겠다구요? 뭐하시나요 도대체코로나핑계그만대시죠? 코로나없을땐 그럼 더편하셨겠네요 코로나때도 원격수업하면 보건샘들뭐하시나요?
교사타이틀붙으면 뭐든 안하겠다고...나라세금 아깝습니다

ㅇㅁ 2022-01-06 07:57:52
선생님들 방학 3달을 놀면서 월급 받는게 사실인가요? 완전 혈세 낭비네요

경남교행 2022-01-06 07:50:35
지급을 언제 보건교사가 했나요? 밑에 분이 말씀하셨듯이 품의 하나 올리는 것으로 회계업무라는 둥 지급까지 했다고 과장하지 마십시오. 상식적으로 생각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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