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방역패스, 무엇을 막아주는 방패인가
[대학생칼럼]방역패스, 무엇을 막아주는 방패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22.01.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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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진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어느 글에서 ‘방역패스’를 줄여 ‘방패’라고 일컬으며, 이를 방패(防牌)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이 ‘방패’는 과연 무엇을 막아주고 있는 것일까. 최근 방역패스를 놓고, 창과 방패의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혼란 속에서 도입된 방역패스는 결국 며칠 만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은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한 부분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켰다. 이어 14일에는 서울 지역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를 중단하라고 결정하였다. 이에 정부는 18일부터 전국적으로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백화점, 도서관, 박물관, 영화관 등에서 방역패스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청소년과 대형마트·백화점을 향한 방역패스 논란은 법원으로까지 번졌다. 청소년들은 미성년자로서 어른들과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할 존재이다. 이에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대개 학생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는 사실상 청소년들도 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마트·백화점 역시 의식주와 관련된 생활필수시설이므로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물론 방역패스를 백신접종완료자 외에 PCR음성확인자, 의학적 사유에 의한 접종예외자 등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증명서가 필요하고 이조차 유효기간이 짧은 등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방역패스의 대상은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소송 결과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필자의 예비고3 동생은 학원에 가기 위해 고민 끝에 백신을 맞았으나, 직후 정책이 바뀌어 굳이 맞을 필요가 없었다. 또, 며칠 전에는 부모님이 장을 보러가다가, 3차 접종 하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필자의 예시는 그저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될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하고 건강했던 사람이 죽고 남겨진 가족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방역패스라는 정책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며 문제제기하고 그 타당성과 합리성을 확보해나갈 필요가 있다. ‘방역패스’를 ‘방패(防牌)’라 불러도, 모두가 고개를 끄떡일 수 있도록 말이다.

권예진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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