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이기주의와 농단, 그리고 대선
[경일포럼]이기주의와 농단, 그리고 대선
  • 경남일보
  • 승인 2022.01.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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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술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이기주의란 “자기만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입장을 말한다. 개인주의와 결부되는 것이다. 이기주의자 중에는 타인의 이익을 꾀하는 것을 수단으로 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도 있다. 요컨대, 목적은 자기이고 타인은 수단으로 작용할 뿐인 것이다”라고 개념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므로 민주와 공화가 함께 가야 국민은 그나마 행복할 것이다. 그런데 민주만 강조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심지어 상당수는 다수결이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들에겐 개혁이든, 개선이든, 각종 선거를 통해 본인들의 문제만 해결되면 되기 때문에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접근인가.

대선 정국에 온갖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공약(空約)이 될 게 뻔해 보이는 것도 많은 그 와중에 농단(壟斷)이라는 용어도 끊임없이 등장한다. 농단이라는 용어는 맹자(孟子)에서 유래하였다. 농단은 전통시장의 거래 상황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깎아지른 언덕’을 뜻한다. 전통시장은 남는 것을 내놓고 부족한 것을 구하는 일종의 생태(生態) 현장인데 사적인 이익 창출의 검은 시선으로 관망하기에도 딱 좋은 곳이 농단이기도 하다. 그 농단을 차지하고 앉아서 누군가 애써 생산한 물건을 헐값에 사들이거나, 누군가 애타게 찾는 물건을 숨겨두었다가 값이 오른 뒤 내놓는 사람을 천장부(賤丈夫)라 하였다.

맹자는 그 천장부와 농단의 관계를 자숙의(子叔疑)와 그 아들의 이야기로 이어간다. 오래전 중국에 재상 자숙의가 있었다. 그는 높은 지위와 급여가 보장된 고위 관료였지만 국정에 관한 자신의 소신이 임금의 뜻과 맞지 않아서 관직을 그만두었다. 그는 지위와 급여라는 실물보다 소신이라는 명예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 그가 아들에게 자신의 관직을 물려주었다. 자신은 명예를 취하고, 아들을 통해 실물도 잃지 않는 처세술을 발휘했던 것이다. 계손은 이에 대해 부귀를 사사롭게 ‘농단’했다고 비난하였고, 맹자도 이 생각에 동의했다. 국정을 농단한 자숙의는 천장부와 다를 바 없었다. 대의명분을 지키기 위해서는 부귀공명을 포기하거나, 만약 부귀공명을 택했다면 대의명분까지는 바라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둘 다 원하면 이기주의자가 된다.

우리는 코로나19, 외교, 기후 위기 등 정확한 정세 판단이 요구되는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대응할 지휘자를 선출하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여러 가지 난제를 수습하기 위해서 대선 후보들은 국민 전체를 위한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거대담론, 사회통합 메시지, 메가공약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오로지 이기는 것에만 매몰되어 선정적인 단문이나 밈(Meme)을 통한 네가티브의 활용에만 몰두하는 다수의 정치인, 시청률이나 조회수에 매몰되어 선정적인 보도에만 몰두하는 일부 언론, 기득권에 익숙한 극단적 진영논리 등의 난무는 우려스럽다.

승자독식의 속성을 지닌 우리나라의 대통령제하에서는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정농단 발생의 확률 또한 연계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대선후보와 가족 리스크로 인한 국정농단의 발생을 우려하는 분위기로 인해 단일화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굳어져 가는 유례없는 혼돈의 대선 정국에서 ‘이기주의, 농단, 천장부’의 뜻과 유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로 인해 중도 성향의 후보자에 대한 지지율과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윤창술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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