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지역축제 정체성확립 위한 연구 필요
[경일춘추]지역축제 정체성확립 위한 연구 필요
  • 경남일보
  • 승인 2022.01.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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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서부경남의 문화 중심지이자 천년충절과 예향의 도시 진주는 역사와 문화의 상징이자 표본인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가 계승돼오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진주대첩제, 논개제, 논개가락지날, 의암별제 등 주제 및 내용도 유사한 축제가 늘어났다. 이제는 행사의 종류보다 실질적인 지역문화의 창달과 계승을 위한 축제문화로 승화시켜야하는 작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위해서는 지금처럼 지역의 소규모 문화단체들을 중심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축제정책을 점검해 볼필요가 있다. 전국 규모의 전문적인 문화 및 예술단체 중심으로 시행하는 것이 보다 발전적인 축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관단체는 축제 본연의 진실성, 즉 일루(一縷)의 거짓 없는 객관성, 심도있는 연구와 기획이 수반돼야한다. 예를 들면 진주성 내의 계사순의(癸巳殉義)와 관련한 행사라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부분만을 다뤄서는 안된다. 그 역사적 사건 중에서 여전히 불확실하거나 애매한 것들을 보다 정확하고 올바르게 정리해서 축제 컨텐츠로 채택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모두가 공인할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정립하고 방안을 모색(摸索)해야 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삼장사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촉석루에 들어서면 광장 가운데 하얀색의 석비가 하나 서 있다. 비문에는 矗石樓中三壯士(촉석루 안의 세 장사)로 시작하는 시문이 있다. 시문에 등장하는 삼장사들의 함자(銜字)가 나오는데, 여기에 이 시문을 지은 분으로 김성일 외에 조종도, 그리고 이노(李魯)로 돼 있다.(鶴峰先生文集 續集, 年譜 1782년 刊行) 또 다른 기록에는 위 시의 제목이 서사시(誓死詩)로 돼있으며, 여기에서 삼장사는 뜻밖에도 최경회, 김천일, 고종후로 돼 있다(太常諡狀錄 14卷). 또 다른 자료에는 위 시의 작가로 최경회가 전쟁에 패한 후 남강 투신 직전에 구점(口占)했다고 돼있다. 이처럼 진주대첩 관련 축제정신의 정수인 진주성전투의 삼장사에 대한 것도 정립돼 있지 않아 매우 혼란스럽다.

여기에는 관련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이론을 공표하거나, 또는 축제의 현장에서 실무자와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이제라도 정확한 고전문헌을 바탕으로 한 전문가들의 학술세미나 연구논문 발표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강신웅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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