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호시우보(虎視牛步)가 필요한 약용작물 농업
[농업이야기] 호시우보(虎視牛步)가 필요한 약용작물 농업
  • 경남일보
  • 승인 2022.01.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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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 고맙심데이~ 꼭 우리집에 들리소~ 뱀 술 한 병 드릴테니~ 남자한테 진짜 좋심니데이~ 꼭 오이소~’ 민원전화 너머로 신신당부하시는 말씀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리곤 ‘뱀 술 한 병을 선뜻 내어줄 만큼 내가 민원인에게 도움이 되었나?’하는 생각에 나 스스로가 좀 대견스러워졌다.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매일 되뇌이는 헌법 제7조 제1항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구절은 내가 민원인에게 최선을 다해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게끔 한다.

약용자원연구소는 약용작물 분야 연구와 더불어 농업인들에게 약용작물 생산과 유통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한 삶’, ‘젊음유지’, ‘질병예방’과 자연 속에서의 삶과 관련된 TV 프로그램 등으로 약용작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약용자원연구소에 근무하는 필자에게는 국민에게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찾아오곤 한다.

약용작물은 현대의 발전된 경제와 향상된 삶의 질은 우리에게 수명연장이라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더 젊고, 아름답고, 건강하기를 기대하고 있어 약용작물 관련 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농업 생산적 측면에서 보면 약용작물은 농산물 중 유통단계가 복잡하고 가격변동이 심한작물이기 때문에 현명한 작물 선택과 재배 관리가 중요하다.

약용작물은 일반작물과 달리 판로가 명확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배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므로 재배하고자 하는 약용작물이 있을 경우 판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판로 확보에 대한 확신 없이 무턱대고 높은 가격의 약용작물만 쫓다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판로개척이 쉽지 않을 경우에는 도라지, 더덕, 땅두릅, 생강 등과 같이 약용 또는 산채로 이용 가능한 약용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법일 수 있다. 만약 대형 기업 등으로 납품하고자 한다면 유효성분의 일정 수준 이상 함유 등의 조건 충족이 필요하므로, 계약재배를 통한 체계적 재배관리가 필요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약용작물은 농가에서 생산, 세척, 건조, 절단 과정을 거쳐야만 약초도매시장 등에서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생산만 하는 농가는 수집상 또는 가공업자에게 헐값에 판매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생산을 위해 투입된 비용과 노력에 대한 대가가 턱없이 부족하다 느껴질 수 있다.

이처럼 아직은 약용작물 농업 생산기반이 영세하고 생산 및 유통 체계가 완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약용작물을 이용한 산업은 분명 미래성장의 열쇠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제 막 귀농하여 약용작물 재배에 나서는 초보 농사꾼부터, 약용작물 관련 산업을 발전시켜보겠다는 각오로 뛰어든 전문 농업인까지 모두가 즐거운 약용작물 농업생활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헌법 제7조 제1항을 되뇌이며 약용작물 관련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한다.

김태원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약용자원연구소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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